1. 수용체 이론과 길항제 (1)
페니실린 종류의 항생물질이나 살바르산(606호)같은 화학요법제가 세균 또는 매독균을 죽일 수 있는 것은 그 약물들의 분자구조가 미생물 자체의 분자구조와 모양이 같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세균의 구성성분 대신 다른 성분이 달라 붙어 길항작용을 함으로써 세균이 살수 없게 만들므로 항균효과가 나타나는데 연구결과 아편이나 니코틴, 다이옥신 등도 이를 받아들이는 수용체가 있어서 여기에 결합하여 고유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그런데 수용체에 항생제와 같은 작용을 하는 길항제를 사용하면 아편이나 니코틴, 다이옥신 등의 효과가 수용체에서 길항제에게 자리를 빼앗겨 없어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초적인 수용체 이론과 길항제에 대하 여 설명하고자 한다.
1. 약물의 작용점(수용체)과 작용양식
① 작용점
작용점은 약효를 발휘하는 작용의 시발점이다. 여기에서 일컫는 작용점은 해부학적 구조의 개념과는 다르다. 이 작용점은 약물의 수용체로 생각할 수 있으 며, 생체세포내의 특수한 화학구조를 갖춘 부위로써 약물과 결합되는 생체 반응상의 자물쇠로 가정된다. 즉 작용점이란 생체세포내의 특수한 화학구조를 갖춘 부위로써 열쇠역할을 하는 효현제(agonist) 또는 길항제(antagonist)와 결합되어 효과를 발휘하거나 이 효과가 차단되는 부위나 화학구조를 일컫는다. 약물이 생체내로 흡수되면 수용체 이외의 부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결합이 일어나지만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지 않을 뿐이다.
② 흥분, 억제, 자극, 마비작용
약물에 의하여 어느 기관의 기능이 항진되었을 때 이것을 흥분(stimulation)이라고 하며 반대로 기능이 저하 또는 감퇴되었을 때 이를 억제(depression)라고 한다. 자극(irritation)이란 조직이나 세포에 변화를 줌으로써 이상항진 효과를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
어떤 약물은 흥분상태를 너무 오래 지속시키거나 과격하게 나타내어 기관의 기능이 억제되고 종국에는 소실되게 하는데 이것은 마비작용 (paralysis)이라고 한다. 마비가 조직의 죽음을 일컫는 것은 아니나 장시간의 마비는 비가역적이 되어 조직이나 기관을 괴사시킬 수 있다.
③ 전신작용과 국소작용
약물이 흡수된 후 생체의 전신에 미치는 광범위한 작용을 일반작용 또는 전신작용이라 하며 약물을 적용한 부위에 국한해서 나타나는 작용을 국소작용이라 한다.
④ 흡수작용과 선택작용
약물이 적용된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흡수작용이라 하는데, 이는 약물이 일단 흡수된 후 먼 곳에 존재하는 표적기관에서 효과를 나타내므로 일컫는 말이다. 약물이 선택적으로 친화성을 갖는 부위가 있어서 해당 장기나 조직에 대해서 만 강력한 작용을 나타낼 때 이를 선택작용이라고 부른다.
⑤ 속효성 작용과 지효성
작용 경구 투여 시 20~30분 안에, 주사로 투여했을 때 수분 내에 작용을 나타내는 경우를 속효성 작용이라 하며 늦게 나타나는 것은 지효성 작용이라고 한다. 즉 지효성 작용이란 투약 후 수 시간 혹은 수일 후에 작용을 나타내는 것을 말 한다. 비타민이나 영양제 등은 대사기능에 관여하여 작용을 나타내므로 일종 의 지효성 약물이다.
⑥ 일과성 작용과 지속성 작용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면 혈압 상승작용이 단시간에 한번 나타난다. 이것을 일과성 작용이라고 하는데 이에 반하여 지속성 작용은 작용시간이 길다. 혈장 단백으로부터 유리가 늦은 제제(호르몬제 등)들은 지속성으로 작용한다.
2. 수용체와 효현제
약물들은 대부분 세포막에 위치한 수용체와 반응하여 특이적으로 효과를 나타낸다. 약물이 특정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할수록 그 치료효과가 높고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어지게 되므로 선택성이 높은 약물이 좋은약이 되는 것이다.
수용체가 관여하는 경우에 약물의 효과는 그 약물이 작용을 나타내게 되는 표 적기관인 주효세포의 수용체와 약물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나타나게 된다. 약물과 수용체의 결합은 열쇠와 자물쇠의 관계에 비유할 수 있으며 하나의 주효세포에는 같은 종류의 많은 수용체(주효세포의 특정성분 또는 거대분자)가 분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약물 수용체는 세포막의 지질 이중층에 분포하는 특이성 단백질 분자로서 약물이 결합하여 작용을 일으키는 부위이다.
약물분자가 수용체에 결합하면 서로 상호작용하여 약물의 효과로 이어지는 일련의 생화학적 반응을 촉발시킨다. 약물과 수용체간의 결합력, 즉 친화력이 높을수록 많은 양의 약물이 수용체에 쉽게 결합하므로 약물의 작용이 강하게 된다. 이러한 효현제에는 완전 효현제와 부분 효현제 두 가지가 있다.
완전 효현제(full agonist) : 수용체와 결합 시 최대반응을 유발하는 효현제 부분 효현제(partial agonist) : 최대 유발반응이 완전 효현제보다 낮은 효현제 동일 수용체에 결합하는 완전 효현제와 부분효현제를 동시에 투여하면 완전 효현제 단독 투여 시 보다 효과가 감소하므로 부분 효현제는 완전효현제와 동시 투여되는 경우에만 부분길항제의 역할을 한다.
인용문헌: ‘치과처방의 완성’(대한민국학술원 선정, 교육부 지정 2020 우수학술도서)
김영진 박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 심사위원 역임
보건복지부장관 위촉 금연진료의료인 교육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