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에른스트 (Max Ernst, 1891~1976)
막스 에른스트 (Max Ernst, 1891~1976)
독일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조각가인 에른스트는 같은 초현실주의 화가인 달리와 미로와는 또 다른 독특한 화풍을 갖고 있다. 그의 철학적인 그림의 배경은 그의 독특한 이력에서 비롯되는데, 그는 정신의학을 전공하고 철학을 공부하던 과정에서 거의 독학으로 미술에 입문하였다.
1919년 쾰른에서 다다이즘 활동을 하였으며 그의 작풍의 특징은 콜라주와 그가 고안한 프로타주 기법에 있다. 1922~1942년 파리에 거주하면서 최초의 콜라주전을 열었으며, 1924년 이후로는 초현실주의에 적극 가담하였다. 초현실주의자로서 에른스트 역시 잠재의식을 화면에 정착시키는 오토매티즘을 원용하였지만, 프로타주 (Frottage)를 고안하여 새로운 환상회화 영역을 개척하였다.
그가 개척한 프로타주 작품은 이는 무의식에 이르기 위한 최초의 시도로써 여러 가지 기계 도면이나 식물학 도판 그리고 옛 판화와 삽화 등을 임의로 오려내어 자유롭게 배치하고 있다. 1924년작 「꾀꼬리에 위협받는 두 아이」에서도 작은 문틀 등의 오브제를 이용한 콜라주 기법으로써 무의식적 세계를 암시하고 있다. 1925년에서는 나뭇결, 나뭇잎의 등의 거친 면 위에 종이를 올려놓고 연필로 문질러 우연적 이미지를 얻는 프로타주 기법을 개발하여 「숲」 연작 등에 이를 도입하였다.
1941년 2차 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뉴욕에 살면서 활발한 제작활동을 하였으며, 도미 후 그린 황야의 나폴레옹」이나 「비 온 뒤의 유럽」은 당시 세계 문명에 대한 큰 절망과 우수가 깃들어 있다. 그는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부족의 미술과 인디언의 신화, 에스키모의 원시미술 등에서 영감을 얻어 원시적 성향을 띤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도시의 전경 (Entire City)
19세기 독일 낭만파 화가 브리드리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는 에른스트의 작품에는 정밀하면서도 공허함이 흐르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1930년대 들어서 특히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초자연적인 빛의 환상적 풍경이 많이 등장한다. 그의 화풍은 주로 우주의 신성함과 숭고함 속에서 인간 운명의 무상과 나약함을 상징하고 은유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프로타주 기법을 원용한 「숲」 연작은 유년기의 고향이었던 브륄 지방의 숲에 대한 신비감과 추억에서 발상된 것이기도 하지만, '폐허가 되어버린 세계의 상징'으로서 미래에 대한 예감의 시선으로 그려졌다.
그리고 이 무렵에는 울창한 숲과 달과 태양이 폐허의 풍경처럼 표현되고, 닥쳐올 세계대전의 참담함을 암시하였으며, 그뤼네발트의 화풍을 연상시키는 중세적인 종말과 괴기적 비전이 전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에른스트의 천부적인 '환각 이미지'의 표현은 문화적으로 중세 독일의 연금술과 마술의 전통을 근대 합리주의 속에서 부활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자란 독일 쾰른 지방은 13세기 이래 연금술사들이 활약한 곳으로 그 스스로 늘 자부심을 가지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환각적 자질'을 지녀 새와 인간을 혼동시키게 하는 성벽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작품 「도시의 전경」에서는 적막한 '폐허의 이미지'로 보기에는 '둥근 달'의 모습이 너무나 당당하게 화면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으며, 그의 작품에서 좀처럼 찾을 수 없는 명료한 자태로 빛을 머금고 있다. 그가 표현한 '적막함'은 일체 관념의 죽음이고, 문명으로 표상되는 인간 욕망에 대한 허무의 관조이며, 초탈임을 뜻한다.
앙드레 마송 (André Masson, 1896~1987)
프랑스의 화가로 마송은 초기에는 그리스, 드렝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1923년 이후 아르토(Antonin Artaud), 레리스(Michel Leris), 미로, 아라공, 브르통 등과 친교, 쉬르레알리슴의 화가로서 활약하였다.
오토마티즘의 관념을 조형미술에 적극적으로 적용한 작가이다. 1942~1945년 도미하여 코네티컷에 거주하면서 충실한 작품활동을 하던 그는 1945년 귀국하여 몽환적(夢幻的), 주술적(呪術的) 화풍과 철학적 사색을 특징으로 하는 화가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대표작은 여름철의 기분전환(1934, 파리 개인장)이나 레오나르도와 이사벨라 데스테」(1942) 등이 있으며, 삽화 제작이나 무대장식에도 활발히 참여하였다.
마송이 회화에서 의도한 것은 브르통의 자동기술과 같이 무의식 상태에서 그려지는 자동묘사 그림이다. 주로 드로잉적 회화, 물감·모래를 혼합한 모래 그림 작업을 한다. 브르통과 알게 된 직후인 1923~24년에 그는 재빠른 선묘에 의한 드로잉 작품 을 통해 세상과 우주에 대한 자신의 감성을 격정적으로 나타내었으며 기이한 동물, 신화적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 드로잉을 주로 남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