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고(故) 정인 양이 입양 후 271일 만에 사망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 2일 방송에서 이 사건을 집중보도했고, 정인 양을 담당한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정인 양의 몸에 학대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골절, 췌장 절단 등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지난주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정인이 사건을 다루면서 아동 학대에 대한 제도적인 미흡함과 양부모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미 20만명 이상이 뜻을 같이 했다.

정인이 사건이 알려진 후,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여러차례 받았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못한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에 대한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이 당시 경찰과 아동보호 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이 출동을 여러차례 했었는데 그중에 한사람이라도 신경을 썼다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죽기 하루 전날 어린이 집에 갔던 정인이가 거의 미동도 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그때라도 병원으로 이송됐다면 정인이는 충분히 살릴수 있었다며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안타까워했다.

어린이집 교사들은 정인이의 상태를 주지하고 성심껏 돌봤지만 차마 병원까지는 데려가지 않았다. 이유는 정인이 양부모가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인이 사건을 보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 두가지를 도출해 낼 수 있다.
첫째, 선입견과 편견이다.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들은 정인이 양부모가 젊은 시절 홀트 아동복지회에서 봉사한 경험이 있고 이로 인해 TV출연까지 했다는 사실 때문에 양부모가 학대할 이유가 없다는 선입관에 사로 잡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경찰관도 마찬가지다. 양부모의 홀트아동복지회 봉사활동 경험과 선입관과 편견에 사로잡혀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둘째, 사건의 본질보다 타인의 눈치를 보는 감정 때문이다. 어린이집 교사들도 부모들의 눈치를 보기 이전에 적극적으로 정인이를 병원에 데려갔더라면 정인이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아주 흔한 느낌 바로 선입관 편견, 그리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습관은 지양해야 한다. 선입관은 색안경과 같은 것이다. 파란색 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이 파랗게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풍토를 없애야 한다.

정인이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이미 정인이는 가고 없다. 우리의 선입견과 편견으로 세상을 바라고, 나의 소신과 나의 생각과 의지로 움직이기 보다는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남을 의식하는 시선이 남아 있는 한 제2의 정인이 사건이 또 발생할 수 있다.

섬세한 눈길, 따뜻한 가슴, 그리고 깊이 파고 들려는 시선, 정인이가 3번의 신고를 받으면서 이 중 하나라도 있었다면 정인이는 지금 새해를 맞이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첫발을 내딛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세상의 상식은 그 벽이 너 무 두터워 소신껏 일을 시작하려면 커다란 용기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반대할 것이 뻔하고 막상 시작해도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작은 편견과 눈치 봄이 결국 세상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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