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책 의 내용을 강명신 교수가 저자인 철학자 고로비츠 교수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각색해 세미나비즈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좋은 의사’라는 주제로 이제 스물세 번째입니다. 지난 시간엔 학부교육과정 전 기간에 간헐적으로 의료윤리교과를 배치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 지금에야 그런 학교들이 많이 있겠지만 예전 상황에선 강한 주장이었지요.
 

: 그런데 선생님. 고등교육에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할 때에 확신과 책임 결여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걸 좀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내가 책에서 말한 그 70년대 중반까지의 교육개혁에 보면 내가 볼 때 과한 개념이 전제돼 있었어요. 적어도 당시엔 그렇게 보였습니다.

: 그게 뭔지 말씀해 주세요. 교육철학적인 변화가 강바닥에 일어나던 시기 같아요.
: 그게 그러니까 이런 겁니다. 학생들이 전반적으로 어떤 교육과정을 밟아야할지 충분히 결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세한 부분이 또 어떠해야 하는지 다 알 수 있다는 걸 아주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어요.

: 아, 예. 문득 문제기반학습(PBL)이 떠오르네요. 책에 구체적으로 적질 않으셔서 모르겠고 제가 여기서 밀어붙일 생각은 없습니다만.  
: 그래요. 그 부분에 대한 논의는 넘어가죠. 하여간 뭐 교수진이라고 해서 교육과정을 정하고 세부사항을 정하고 하는 데에 오류가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판단과 책임의 기초가 되는 것은 보유하고 있거든요.

: 예. 그 책임을 기반으로 대학들이 임상진료에 대한 도덕적 쟁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신 거고요.
: 그렇습니다. 그리고 점점 공공정책 관련 사안들이 임상진료의 문제와 얽히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의사들이 심의에 불려나가는 일도 많아졌죠. 역할 자체는 테크니컬한 사실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가치중립적이라고들 하겠지만 그게 잘 분리가 되는 게 아니잖아요?

: 맞습니다, 선생님. 아, 아니 제 말은 모르겠다고요. 의사가 한 명의 시민으로서 말하자면 공공정책에 대한 심의를 시민사회가 해야 하는데 사회의 구성원을 고루 소집할 때에 전문가 측 구성원으로 불려나간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인지. 책 내용은 제게 그렇게 읽힙니다.   
: 안 그래요?

: 단언은, 아니 간단하게 말하기 어렵습니다. 저로선 공부가 더 필요해요. 사실 그런 역할을 맡을 때마다 고민이 되거든요. 아무튼 건강과 의료에 대한 일로 불려나가는 것과 의료윤리 교육을 연관시키신 이유는 어떻게 말씀해 주실지 궁금합니다.     
: 정보에 기초한다는 의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것을 교육이나 연수 과정 중에 넣고 있느냐 하는 거죠, 내 말은.

: 예. 그건 맞는 말씀이십니다. 이번엔 의료계열의 입학과 관련해서 의료윤리 문제를 마저 언급해주실 차례인데요.
: 이미 말했는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입학사정 중에 이미 학생들의 도덕성은 완전히 결판이 나는 거라고 보는 입장엔 반대하고 있어요. 이미 도덕적 역량과 성향을 갖고 있는 학생들이 내가 언급하는 종류의 영향에 노출되면 더 그렇게 되리라고 믿고 있고요.

강명신 교수는 연세대 치대를 졸업했으며 보건학박사이자 한국의료 윤리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와 서울대를 거쳐 지금은 국립강릉원주대학교치과대학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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