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토) 치협 제70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사상초유의 사업계획과 예산안이 부결되고 그 후폭풍이 거세다.
치협의 수장이 그 책임을 통감하고 2년째 회무가 시작되는 5월 1일(토)에 사퇴의사를 밝혀 치과의사들의 주말을 뜨겁게 달궜다. 이후 5월 4일(화) 정부의 비급여 공개 반대 의료4단체장의 기자회견장에 협회장이 모습을 드러내며 사퇴를 번복하는 모양새다.
사퇴를 하라고 요구한 사람은 없었는데 정작 정기총회의 민심을 헤아려 시급한 노조 재협상과 임시총회를 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협회장은 사퇴의사를 밝혔고 이후 사퇴 번복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없이 갑자기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것은 책임있는 리더의 모습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협회장에게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권한은 별로 없고 책임만 많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치협 회장이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 그 책임의 무게도 고려하지 않았는가?
“왕이 되려는 자,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는 말처럼 치협의 회장은 3만 회원을 대신해 그 책임의 무게를 감내해야 한다.
누구나 치협의 회장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선택된 소수만이 치협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회무에 함께 임하는 임원진이 일사분란하게 자신을 따르지 않는다거나 노조와 재협상을 해서 수정안을 밝히겠다고 호소했음에도 예산안을 부결시켜 식물집행부로 만든 대의원들을 탓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협회장으로 인해 대의원들은 임시 총회에 참석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치협의 직원들은 임시총회를 준비해야 하는 이중의 행정력이 낭비된다. 3만 회원들은 갑작스런 수장 공백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편히 쉬어야 할 주말에 마음을 졸여야 했다.
이제라도 사퇴를 번복하고 다시 책임있게 돌아와 다행이다. 하지만 이런 번복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이미 협회장 불출마를 번복했고 대출을 받아서라도 1억을 기부하겠다는 공약은 불과 4시간 만에 번복했고 이번에 사퇴도 번복했다.
이제 회원들은 더 이상 예상치 못한 돌발행동에 놀랄 만큼 여유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