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冬栢; Camellia)

동백나무(학명; Camellia japonica)
동백나무(학명; Camellia japonica)

옛날 어떤 나라에 임금으로 즉위한 형과 지방영지(領地)의 성주(城主)였던 동생이 있었다. 임금인 형은 성품이 나쁘고 포악했으나 동생은 성격이 온순하고 행실이 좋았다. 임금은 슬하에 왕위를 이어받을 자식이 없었지만 동생에게는 두 남자아이가 있어서 임금은 동생이나 조카들이 자기의 왕좌를 노릴까 봐 늘 불안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초조해진 임금은 동생과 조카들을 없애버릴 기회를 노리다 일단 두 조카들을 궁궐로 불러들여 일을 꾸미기로 작정했다. 동생은 형의 못된 생각을 미리 내다보고 자기의 진짜 아이들은 숨긴 채 양자들을 궁궐로 보낸다.

그러나 임금은 동생이 자기를 속였음을 알고 격노하여 군사들에게 동생 가족을 모두 잡아들이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임금은 붙잡혀온 동생에게 자기 손으로 제 자식들을 직접 죽이라고 호통 쳤다. 동생이 이를 거역하지 못하고 자기 아이들을 죽이려 할 때 아이들은 새가 되어 날아갔고 동생은 임금이 준 칼로 자결하여 붉은 피를 토하고 죽었다.

이후 임금의 나라는 망하고 동생이 자결한 자리에서 동백나무가 싹텄는데 동백꽃이 빨간 이유는 동생이 흘린 붉은 피에서 자라난 나무였기 때문이고 두 아이들은 동백꽃의 꿀을 먹고사는 동박새가 되었다고 한다. 

동백은 대략 11월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2~3월에 만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동백꽃은 눈 내리는 겨울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나비나 벌과 같은 곤충이 꽃가루를 옮겨주지 못하는 조매화(鳥媒花)로써 대부분 동박새의 도움을 받아 수분(受粉)을 한다. 꽃은 거의가 붉은색을 띠지만 경우에 따라 흰색이나 분홍색 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동백나무(冬柏, 영어: Camellia)는 동백나무과(科; Theaceae) 동백속(屬; Camelliae)에 속하는 상록소교목(常綠小喬木)으로 한반도 남부와 일본, 중국 등지에 자생한다. 꽃은 춘백(春柏)이라고도 한다. 다 자란 동백나무는 높이가 약 6~9 미터 정도이다. 꽃술은 통 모양의 단체 수술이며 꽃밥은 노란색이다. 나뭇잎은 윤기 나는 단단한 타원형으로 잎 가장자리는 작은 톱니 모양으로 되어있다.

잎차례는 어긋나기이고 줄기는 회백색으로 단단하며 가지가 여러 갈래로 많이 갈라진다. 꽃이 지고 나서 열리는 열매에는 세 쪽의 검은색 씨가 들어있다. 씨가 땅에 떨어지거나 파종한 후 싹이 트는 데는 6개월이 넘게 걸린다. 동백은 주로 산지나 해안, 촌락 부근에서 자생하는데 한반도에서는 강원도 이남에 분포하며 동쪽으로는 울릉도, 서쪽으로는 대청도까지 올라간다. 육지에서는 충청남도 서천군 서면의 군락지가 가장 북쪽이고 내륙에서는 지리산 산록에 위치한 화엄사 경내에서 자라는 것과 전라북도 고창군의 ‘선운사’ 경내에서 자라는 동백군락이 가장 북쪽에 위치한 것이다. 

동백나무를 기르는 동기는 대부분 관상용이지만 씨에서 기름을 짜 동백기름을 만들 목적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동백기름을 머리에 발라 윤기가 흐르게 하는 머릿기름으로 사용하였다. 목재는 엷은 누런색이거나 갈색이며 재질이 단단해 가구재, 세공재로, 특히 얼레빗이나 다식판 등 생활도구 재료로 이용되었다.

씨앗은 약용으로 쓰이는데 꽃, 잎, 열매 모두가 유용한 성분들과 약효성분들이 많아 버릴 게 없는 나무라고 알려져 있다. 또한 동백나무의 꽃을 산다화(山茶花)라고 하여 차를 만드는 다류(茶類)의 재료로 사용되기도 하고 꿀이 많아 사람이 동백꽃을 따서 빨아먹기도 하였다. 전남 여수시는 시내의 가로수를 동백나무로 심었을 정도이며 전라남도의 공식적인 ‘도화(道花)’이기도 하다. 

이 꽃을 ‘시화(市花)’로 삼은 부산광역시에는 아예 해운대구에 ‘동백섬’이 있다. ‘동백섬’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마린시티 사이에 있는데 과거에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퇴적으로 인해 육계도가 되었다. 인근에는 꽃 이름과 동일한 부산 도시철도 2호선 ‘동백역’이 있으며 부산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이 꽃을 모티브로 한 붉은색 동백 유니폼을 제작해 입었다. 2021년 12월에 설립된 부산 개인택시 호출서비스 이름도 ‘동백 택시’이다.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백꽃‘(뒤에 송창식이 노래로 만들었다)의 주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유명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Dame aux camélias, 1848)는 프랑스 문호 ‘뒤마 피스’의 소설이다.]를 일본식으로 번안하며 머리에 붉은 동백꽃을 꽂고 있는 요염한 언니와 모럴을 상징, ‘춘희(椿姬)’라고 옮겼는데 한국에서도 이를 그대로 쓰고 있다. 한자 ‘椿’은 한국어에서는 ‘참죽나무’를 뜻하지만 일본어에서는 ‘동백나무’를 뜻한다.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샤넬’의 상징인 검은색 포장상자에 장식으로 박힌 흰 꽃, 즉 ‘까멜리아’가 바로 동백꽃이다. 강원도 방언으로 ‘생강나무 꽃’을 ‘동박꽃’이라고 부른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박꽃’의 경우도 이 ‘생강나무꽃’을 말하는 것이다. 동백꽃이 자생하지 않는 강원도 및 북부지역에서 꽃의 색과 모양, 나무 형태 등이 전혀 다른 생강나무를 ‘동박’으로 부르는 이유로는 동백기름을 사용하던 시절, 비싸고 귀한 동백기름 대신 대용으로 ‘생강나무 씨앗’에서 기름을 추출하고 이를 동백기름 대용 머릿기름으로 사용하면서 부터라고 전해진다.

우리나라는 매년 전국에서 25~30여 톤의 동백씨앗을 농민들로부터 수매하고 동백오일을 채취하여 일본과 프랑스 등에 동백오일 원유로 수출하고 있다. 동백오일은 올리브 오일, 호호바 오일과 함께 세계 3대 식물성 오일 중의 하나로써 올레산, 감마리놀렌산, 팔미틱산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동백유의 총 지방산 조성 중 80% 이상 함유된 Oleic acid(올레산; 오메가 9 불포화지방산)는 올리브유의 67%에 비하여 매우 높은 함량을 자랑한다. 

꽃에는 류코안토시아닌(leucoanthocyanin), 안토시아닌(anthocyanin)등의 알칼로이드가 함유되어 있고 열매에는 지방유, 카멜린(camellin), 타키 사포닌(thachysaponin), 타키 사포닌이  가수 분해된 카멜리아게닌(camelliagenin)A, B, C가 포함되어 있으며, 잎에는 I-에피카테콜(I-epicatechol), D-카테콜(D-catechol)등이 함유되어 있다.

동백유는 콜레스테롤을 전혀 포함하지 않으며 비타민E, 오메가6, 페놀 화합물인 tyrosol, hydroxytyrol과 배당체인 oleuropein, ligstrosid 등이 들어있어 항산화 활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항산화제는 활성산소로 인해 우리 몸이 손상되거나 노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동백유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매우 높아 혈액내의 콜레스테롤(low density lipoprotein; LDL)수치와 심장질환의 발병위험을 낮추어 줄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증가시켜 감기를 예방하고 기관지염, 인후통, 근육통, 벌레물린데, 세균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나 진균성 피부염, 화상 등에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와 박대훈, 조승식 등이 수행한 공동연구에서 동백열매에서 추출한 동백유가 천식을 유발하는 염증세포의 수를 줄이는 데 효과적임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 동백유의 지표물질 중 하나인 올레산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 ‘항 천식기전’은 GATA-3/IL-4 pathway를 통해 작동되는 것이 확인되었다고 국제 저명 학술지인 ‘식물성 의약품(Phytomedicine)’지에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최문희, 민명자 등이 연구, 발표한 ‘동백나무 추출물의 항균, 항산화 활성탐색’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천연 항균, 항산화소재를 찾기 위해 동백나무의 잎과 씨앗추출물로부터 항균능과 항산화능을 조사하였다.

동백나무시료를 사용하여 8종 균주에 대한 메탄올추출물의 항균활성 실험결과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 4종 (S.aureus, C. albicans, M. pachydermatis, M. furfur)에 대해서는 S. aureus와 M. pachydermatis 2종에서 항균활성을 보였다. 식중독균2종(B. cereus, E. coli)과 B. cereus에서는 유의성 있는 항균활성을 보였다. Radical소거능 실험결과 동백유의 DPPH라디칼 소거능(EC50)은 500mg/mL이었으며, ABTS라디칼 소거능(EC50)은 96.10mg/mL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동백유는 인체피부세포 손상에 개선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으며 동백나무 잎과 동백유는 적절한 농도에서 세포보호를 위한 천연재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2016년에 조선대학교 치과병원에서 시행된 ‘김수관’ 교수팀의 임상실험 결과, 동백추출물이 함유된 치약은 치은염예방 효과와 함께 강한 항산화활성에 의한 잇몸노화예방, 항균활성이 나타내는 유해세균 억제작용과 구취개선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동백천연치약(조선대 치과병원 임상시험 완료)
동백천연치약(조선대 치과병원 임상시험 완료)

 

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박사 

 

 

 

 


저자인 김영진 박사님은 현재 강원도에 머물고 계십니다. 코로나로 상황이 심화되면서 당분간 연재를 중단하고 휴식을 취하고 계십니다. 조속한 시일내 연재를 계속 이 어갈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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