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말감 보관온도 준수해도 수은노출도 많아 ··· 적정온도 지침 메뉴얼도 필요
아말감 제작 과정에 수은 성분이 함유돼 있어 수은 중독 위험 논란이 있어왔다. 수은을 성분으로 함유하고 있는 치과용 아말감은 우식 치아의 충전 재료로 1826년 프랑스에서 사용된 이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많은 국가들은 수은을 다뤄야 한다는 이유로 치과용 아말감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제수은협약에 따라 식약처는 수은의 사용 저감화를 위해 2019년부터 분말이나 정제형 치과용 아말감의 제조와 수입을 금지했다. 2020년부터는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은 국제표준기구(ISO)에서 발행한 ISO 20749:2017 Dentistry에서 치과용 아말감 분말과 액체 수은이 차단막으로 분리돼 있는 제품이다. 치과의사는 아말감 분말과 액체 수은을 기계적으로 혼합하는 과정을 거쳐 아말감화 해 와동 내에 충전하는데, 기계적으로 혼합하기 전에 캡슐의 플런저를 미는 물리적 행위를 가해 차단막을 파괴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 때문에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은 캡슐 부분과 플런저 부분이 분리 되어 있는 구조이며, 액체수은은 플런저 부분에 있게 된다.
# 수은 온도가 오르면 기화성 8배 증가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유일한 금속이며 쉽게 기화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10 ℃에서도 기화하며 온도가 20 ℃에서 50 ℃로 올라가면 기화성은 8배가 증가한다.
공기 중 수은 증기의 포화도는 온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기온이 40 ℃일 때 공기 중 수은 증기의 포화도는 20 ℃일 때에 비해 4배나 증가한다. ISO는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을 28 ℃ 이하에서 보관할 것을 명시했다.
일부 제조사는 25 ℃ 이하의 온도에 제품을 보관할 것을 제안했는데 ISO와 제조사에 서 제안한 온도에 대한 타당한 이유나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치과에서 계절에 따른 보관환경을 고려해 치과에서 제품을 보관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ISO와 제조사에서 제시한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의 보관 온도를 뒷 받침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해 치과 종사자들에게 아말감의 보관온도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의 적정 보관 온도 지침 매뉴얼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 보관 온도에 따른 수은증기 누출에 관한 연구’를 연세치대 치과생체재료공학교실(김지은, 김광만 서영빈, 권재성)과 BK21 창의치의학융합교육연구단(서영빈, 권재성)에서 실시했다. 그 결과가 대한치과의사협회지 제60권 6호에 게재됐다.
# 아말감 보관온도가 높아질수록 누출되는 수은증기량도 증가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의 보관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누 출되는 수은 증기량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은 28℃ 이하의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이러한 보관 환경 변화로 인한 캡슐의 온도 변화는 캡슐의 플런저 부분에 들어있는 액체 수은의 증기 누출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WHO는 0.080 mg/㎥를 초과하는 금속 수은 증기에 노출됐을 때 진전(tremor), 수은성 신경쇠약(erethism), 높은 가능성의 단백뇨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은 23±2 ℃에서 보관을 하더라도 한 국 TWA 기준치를 340~1,170% 초과하는 수은 증기가 누출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을 지시사항에 준수해 보관하더라도 치과 직원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더불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 50개가 한 봉지로 포장돼 판매되고 있다. 만약 별도의 특별한 밀폐 용기에 보관하지 않고 봉지에 담긴 채로 사용한다면 이는 50개의 캡슐이 함께 든 포장에서 1개를 꺼내 사용해야 하므로 실질적으로 치과 직원은 한 봉지 안에 포화된 수은 증기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에서 제조사는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을 1개씩 밀봉한 형태로 포장해 판매해야 치과 종사자들이 수은 증기 노출 위험으로부터 안전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 별도의 밀폐 용기에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을 보관해 사용해야 한 다. 또한 가능하면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며 보관 장소의 공기를 주기적으로 환기시키는 것이 실내 수은 함량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더 많은 캡슐형 치과용 아말감의 보관 온도에 따른 누출된 수은 증기량을 측정하고, 보관 온도의 기준이 다시 설정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치과용 아말감 제조사는 낱개로 완벽히 밀봉하는 개별포장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