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에디션

제목 ≪넛지: 파이널 에디션≫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저/이경식 역/최정규 감수 | 리더스북 | 2022년 06월 20일 | 원제 : Nudge : The Final Edition
쪽수 488 ISBN13    9788901260679 / ISBN10 8901260670

 협업(協業,collaboration)할 때마다 엄청난 업적을 남기는 이들이 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가 한 예이다. 2003년 <살인의 추억>, 2006년 <괴물>, 2013년 <설국열차>, 2019년 ,기생충>이 그들이 함께 만든 명작들이다. 특히 <기생충>은 백미1)
(白眉)였다. 두 사람에서 수많은 수상의 영광을 안겼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의 별칭이 오스카(Oscar)기 때문에 오스카 시상식(The Oscars)2)에서 작품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각본상을 한꺼번에 거머쥐며 단일 작품 역대 최다 수상의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었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배우보다 더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듀오도 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과 스카티 피펜(Scottie Pippen)이 바로 그들이다. 조던과 피펜은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소속팀 시카고 불스(Chicago Bulls)를 NBA(National Basketball Association:미프로농구) 정상으로 이끌었다.

3년 연속 우승의 기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1993년 8월 마이클의 아버지 제임스 조던이 강도들에 의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충격으로 조던은 은퇴를 선언한다. 조던이 은퇴한 불스에서 소년가장 노릇을 하며 무너지는 팀을 지탱했던 것은 피펜이었다.

이후 야구로 전향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조던은 1995년 3월 19일 인디애나 페이서스(Indian Pacers)와의 원정 경기를 통해 히어로 영화의 주인공처럼 다시 NBA로 돌아온다. 몸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로 복귀했던 조던은 1995년 당해의 우승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새 시즌을 준비한 조던과 피펜은 1996년부터 두 번째 3년 연속 우승을 거두었다. 75년이 넘는 NBA 역사상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조던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찾아볼 수 없다.
 

행동경제학계의 배트맨과 로빈, 다이내믹 듀오가 돌아왔다! 더욱 더 알찬 내용들과 함께!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이 ≪넛지≫ 초판 발간 이후 13년 만에 개정판을 출시했다. 이 책의 매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두 저자들이 초판의 50%를 완전히 새로 썼다. 베스트셀러의 개정판이 약간의 수정‧보완만을 거쳐(소위 ‘표지갈이’) 출판사의 수익 창출에만 악용되는 사례는 허다하다. 이는 초판의 명성을 갉아 먹는 자기자본잠식 행위이다. ≪넛지: 파이널 에디션≫은 다르다.

저자들은 중요한 내용들을 별도의 장(章,chapter)으로 추가했다. 6장 ‘기다려라, 더 많은 것이 있다’, 7장 ‘스마트 공개(smart disclosure)’, 8장 ‘슬러지(sludge)'가 바로 새로 추가된 내용들이다. 특히 6장에서는 ’큐레이션(curation: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해 공유하고 가치를 부여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옮긴이 주)‘, ’재미있게 만들기(make it fun)' 등의 참신한 개념들이 소개된다.

이 책의 다른 부분들도 대폭 보완되었다. 저자들은 다양한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 '맞춤형 기본 설정(personalized default)' 등의 개념들 또한 새로이 설명한다. 이러한 저자들의 노력에 역자(譯者) 역시 힘을 보탠다.

역자는 핵심개념인 ‘libertarianism paternalism'을 ‘자유지상주의적 간섭주의’로 초판에 비해 더욱 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번역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둘째, 행동경제학의 주요 개념들을 초등학교 6학년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쉽게 설명한다. 저자들은 자동 시스템(autonomic system)과 숙고 시스템(reflective system), 이콘 homo sapiens(생각하는 인간, 슬기로운 인간), homo erectus(직립 보행하는 인간), homo faber(도구적 인간), homo ludens(유의적 인간)와 같이 인간을 설명하는 또 다른 표현으로 homo economicus(경제적 인간)의 줄임말이다. 
(econ)과 휴먼(human), 선택 설계 등 행동경제학의 핵심 개념들을 한 번 보면 딱 이해할 수 있도록 절묘하게 설명한다.

셋째, 재밌으면서 유익하다. 예쁘고 착하면서 지혜로운 미혼 여성을 실제로 목격한 적이 있는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여성은 흡사 유니콘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잘 생기고 이타적이면서 지적인 미혼 남성은 세상에 거의 남아있지 않다. 이러한 여성 또는 남성은 재밌으면서 유익한 책, 유익하면서 재밌는 책과 같다. 굉장히 드문 존재라는 뜻이다. 바로 이 책이 그 굉장히 드문 존재다.
 리차드 탈러가 행동경제학의 발전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는 깨알같은 상식을 전하며 일독(一讀)을 권한다.

 설계(architecture)는 단지 어떻게 보인다거나 느껴진다거나 하는 차원이 아니다. 설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하는 차원이다. - 스티브 잡스(Steve Jobs)

 

1)정사(正史) 삼국지(三國志)와 소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모두 등장하는 표현으로 후일 촉한(蜀漢)으로 편입되는 형주(荊州)의 마씨(馬氏) 다섯 형제들 모두 재주가 있었으나 흰 눈썹(白眉)을 가진 마량(馬良)이 그중 으뜸이었다고 한다. 그로 인해 파생된 표현으로 ‘여럿 중 으뜸, 최고’를 지칭함.

2) 트로피의 별칭이 오스카(Oscar)기 때문에 오스카 시상식(The Oscars)로도 불린다.

 

글_김병국
포항죽파치과 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 

 

 

 

 

 

 

 

 

저작권자 © 덴탈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