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애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바꾼다

 

한편 톨스토이도 자유를 그리 오래 맛보지는 못했다. 이제 톨스토이가 아내로부터 도망친 이야기가 온갖 신문을 도배하고 있었다. 기차가 서는 곳마다 기자며 열혈 팬, 호기심에 찬 군중이 몰려들었다. 기차 안은 갑갑하고 살을 에는 듯 추웠다. 얼마 못가 병에 걸린 톨스토이는 죽을 지경이 되어 어느 외딴 마을의 철길 근처에 있는 역장의 오두막으로 옮겨졌다. 빙상 위의 그는 죽음이 목전에 온 것이 분명해 보였다.

톨스토이는 소냐가 이 마을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지금 그녀를 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가 족들은 소냐가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소냐는 창밖에서 계속 톨스토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결국 그는 의식을 잃었고, 그제야 소냐는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소냐는 톨스토이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의 이마에 끊임없이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의 귀에 이렇게 속삭였다. "나를 용서해요. 제발 날 용서해줘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톨스토이는 숨을 거두었다. 한달 후 톨스토이의 집을 방문한 어느 방문객은 소냐가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요? 뭐에 씌었을까요? 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했을까요? 그는 내가 죽인 거예요."

해석
레프 톨스토이는 심한 자기도취자의 특징을 모두 보여주었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두 살 때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을 남겨놓았다. 그는 수많은 여성편력을 통해 그 구멍을 메워보려 했으나 구멍은 끝내 메워지지 않았다. 젊은 시절 톨스토이는 무모한 행동들을 저질렀다.

마치 그렇게 행동해야만 자신이 살아 있다고, 온전하다고 느끼는 듯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끊임없는 혐오를 느꼈고, 자신이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알아내지 못했다. 그는 이런 불확실성을 자신의 소설에 쏟아 부으면서 다양한 배역의 캐릭터를 창조했다. 그리고 쉰 살이 됐을 때 결국 그는 이 조각난 자아때문에 큰 위기에 봉착했다. 자기몰두로 치자면 소냐 역시 그 정도가 아주 심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을 관찰할 때 그들의 개별 특징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나머지 두 사람이 함께 만들어내는 더 복잡한 그림을 살피지 않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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