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비즈 연재를 시작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일제치하인 1910년대에 이르러, 그것도 대부분 일본식 병원에서부터 X-ray와 현미경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현미경은 이미 1600년대부터, 그리고 X-ray는 1895년 ‘뢴트겐’의 발견 직후부터 널리 사용되며 날이 갈수록 발전해 왔다.
현대의학에서 X-선을 이용한 영상의학검사는 그 중요성이 절대적이고도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있으며 그 사용량 역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는 X-선 검사 건수는 2015년 한 해 동안 약 2억 650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방사선은 몸속을 촬영해 병을 진단하는 데 요긴할 뿐만 아니라 암세포를 죽여 생명을 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진단목적으로 활용되는 적은 양의 방사선도 노출횟수가 늘어날수록 몸속에 축적되며 단기적 또는 장기적으로 신체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원자폭탄이나 원전에서 한꺼번에 방출되는 많은 양의 방사선은 짧은 시간에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기도 했다. 이렇듯 방사선은 인류에게 득과 실을 동시에 선물했다.
2017년 12월 당시 국내에 21,304 대의 구내촬영용 표준엑스선 장치, 8,847 대의 파노라마 엑스선장치가 보급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파노라마보다 더 정확한 영상을 제공하며 입체적인 3D영상까지도 구현할 수 있는 Cone Beam CT는 진단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최신 의료장비이다. Cone Beam CT를 사용하면 두경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입체적으로 재현시킬 수 있으므로 임플란트 시술이나 악교정수술 시에 특히 유용하다.
치과용 Cone beam CT의 국내 보급률도 높은 편이어서 2017년 12월 말 기준 총 9930대가 보급돼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현재에는 13,000대 이상의 콘빔 CT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치과방사선진단 횟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환자와 술자의 피폭선량도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에서 시행하는 진단방사선 검사 중 노출되는 1회 선량당량은 표준촬영 0.003mSv, 파노라마 0.011mSv, 콘빔 CT 0.6~1.0mSv정도이다.
이들의 방사선 노출량을 등식으로 환산해보면
(파노라마 1회)⦥3⨯(치과표준촬영 1회)⨯200⦤(콘빔 CT 1회)이다.
1980년대 말에 미국인이 받는 일인당 연간 방사선 유효선량은 3.6mSv로 나타났으나 2000년대 초에는 6.2mSv로 증가되었는데 이런 증가분의 대부분은 진단목적의 의료방사선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4년에 보고된 우리나라 국민의 연평균 피폭방사선량(자연으로부터 받는 방사선량 포함)은 약 3.7mSv정도이다. 그런데 자연방사선량은 정체되어 있는데 반해 의료방사선 피폭 량은 매 5년마다 50%씩의 가산비율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즉 2017년의 통계에 의하면, 2007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료방사선으로 받는 유효선량은 0.93mSv로 나타났으나 2010년 1.28mSv로, 2011년에는 1.4mSv로 5년마다 약 51%의 비율로 증가하였다. 2021년에 시행된 조사에 따르면 이와 같이 2004년부터 5년 단위로 피폭 량이 가중된 결과 현재 국민이 받는 인공방사선량 중 진단목적의 의료방사선이 절대적 최대 피폭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최근 치과 병, 의원의 ‘방사선 관리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매 2년마다 ‘치과방사선 안전관리교육’을 이수하도록 법제화하고 2023년부터 ‘대한영상치의학회’에서 교육을 주관하도록 결정하였다.
피폭즉시 나타나거나 피폭 후 오랜 세월에 걸쳐서 발현하는 직접작용과 간접작용 등 모든 방사선의 위해성으로부터 술자와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은,
1) 술자와 환자를 방사선으로부터 효과적으로 차폐시킬 것.
2) 환자가 피폭을 감수해야 하는 모든 상황에서 방사선으로 야기되는 위해(Harm) 보다 질병의 진단으로 얻는 이득(Benefit)이 커야 할 것.
3)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하여 단계적인(표준촬영⇨ 파노라마 촬영⇨ 콘빔 CT) 방사선검사를 시행해야 할 것. 등이다.
이번 주부터 이어질 ‘세미나비즈’의 ‘치과방사선 바로보기’ 시리즈에서는 향후 약 40여회에 걸쳐 방사선의 역사와 원리, 치과방사선진단의 종류와 노출선량, 방사선진단으로부터 얻는 유익성과 유해성의 원인, 방사선으로부터 의료종사자와 환자를 보호하는 방법 등에 대해 차례로 논하고자 한다.
(다음호에 계속)
글_ 김영진 박사
조선치대졸업(1981), 동대학원에서 ‘치과방사선학’으로 석사, 박사학위 취득.
제 23회 ‘치과의료문화상’ 수상
제 30회 보건의 날 ‘대한민국국민포장’ 수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