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ABC 활동기준 원가계산
[덴탈뉴스=조정훈 원장 ] 전통적인 원가 계산에 따르면 간접비로 구분되던 원가들을 작업 활동과 연계하고 제품별 또는 서비스별 활동 소비량으로 배부해 조금 더 합리적인 원가를 계산하는 방법이 활동기준원가계산 (ABC, Activity Based Co sting)이다.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이고 이제는 의사들의 입장으로 생각해 보자. 지난 10년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그동안 믿고 있던 잠재성장률, 즉 국가가 가진 경제력을 총동원해 부작용없이 해낼 수 있는 성장률의 최대치인 3~2.5%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은행이 발표한 경 제성장률은 2017년 3.2%, 2018년 2.9%, 2019년 2.0%, 2020년 마이너스 1.1%로 하향 추세선을 그리는 중이다.
결국 서비스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병·의원의 경영난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만 업의 본질은 진료이지만 사업은 경영적인 이야기라서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
1.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성의 없는 3분 진료와 장비의 노후화가 걱정된다.
2. 병·의원 수익을 늘리기 위해 불필요한 외래 진료와 수술을 늘리는 진단이 걱정된다.
3. 의원-중소 병원-대형 병원으로 이어지는 환자 전달 세계가 붕괴되어 대형 병원 간의 경쟁만 심화할 부분이 걱정된다.
4. 대형 병원이 연구 개발과 연구 논문에 투자하지 못하고 병원 병상을 늘리기 위한 규모의 투자만 진행하여 걱정된다.
한편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경영진으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1. 의료기관의 증가로 환자 수 감소(의료기관 공급 증가와 인구 수요 감소)
2. 최저임금 인상과 연대 의식이 부족한 MZ세대의 빈번한 사직 등이 만든 인건비 증가
3. 전공의법으로 주 80시간 근무제 시작, 부족한 의료인 추가 구인에 따른 노무비 증가
의료기관과 의사도 경영을 잘하지 못하면 기업 청산과 개인 파산을 당하니 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진료비 체계는 행위별수가제 (Fee for Service)다. 즉 진료 행위마다 진료비가 책정되며 진료에 소요되는 약제비와 재료비는 별도로 산정된다. 예를 들어 사랑니를 빼는 수술에 행위비와 약제비 그리고 재료비 등을 합한 것이 진료비라는 것이다.
행위별수가제에서는 담당 의료진과 의료 장비 그리고 질병별 환자의 구분없이 공통비나 간접비를 일괄 배부, 즉 1/N을 한다. 이는 제조업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원가계산방식이다. 제조업에서는 제조원가(직접재료비+직접 노무비+경비)와 판매관리원가(영업관리 간접노무비+판매관리비) 등을 총원가로 보고 여기에 영업외 비용을 더해 경상원가를 결정 한다.
한편 병·의원에서는 의사와 간호사 또는 치과위생사의 노무비가 직접노무비이면서 간접노무비가 된다. 따라서 인건비와 재료비 그리고 관리비의 합이 의료원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전통적인 원가계산을 기준으로 보면 비합리적으로 보일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신과 원장과 정형외과 원장이 공동으로 개원했다고 보자. 정신과 원장은 직원 1명이 필요하고 정형외과 원장은 직 원 9명이 필요할 때 인건비 배분을 5:5로 하는 것이 맞을까? 그래서 직원들의 활동 또는 서비스 수혜 정도에 따라 원가를 배부하는 활동기준원 가계산이 필요한 것이다.
전통적인 원가계산 보다 진료 프로세스별로 원가를 계산할 수 있고 간접비를 합리적으로 배부할 수 있으며 직접비의 확실한 배부를 통한 정확한 원가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내 일을 하고 사업을 경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세금을 납부하고 원장과 직원들 월급과 대금 결제를 할 만큼 돈이 남아야 조직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출처: 조정훈 원장의 『Dr MBA의 원장실 경영학』 (2024)
글_조정훈 원장
이젤치과 대표원장
주) DF 덴탈프렌즈 대표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기획이사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DDS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졸업 MBA
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치과학교실 석사.박사 졸업 MSD. Ph.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