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백(桑白; 뽕나무. 학명; Morus alba)

뽕나무와 오디. 뿌리의 껍질이 상백피(桑白皮; Mori Radicis Cortex)이다.
뽕나무와 오디. 뿌리의 껍질이 상백피(桑白皮; Mori Radicis Cortex)이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으로 ‘비극적 사랑이야기 대명사’가 된 ‘로미오와 줄리엣’의 근원은 뽕나무와도 관련이 있다. 그 비극적 이야기의 소재가 된 것이 바로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피라모스와 티스베’에 관한 전설이었기 때문이다.

이 전설에 따르면 바빌론의 한 마을에 살던 ‘피라모스’와 ‘티스베’라는 선남선녀는 서로 첫 눈에 반해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지만 양가 부모들은 둘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았다. 결국 가까워진 둘의 관계를 눈치챈 아버지에 의해 ‘티스베’는 골방에 갇혔지만 이웃했던 두 집의 벽에 나 있는 틈으로 두 사람은 밀어를 속삭일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몰래 도망가기로 약속하고 ‘니노스’ 왕릉의 뽕나무 아래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장소에 먼저 도착한 ‘티스베’는 갑자기 나타난 사자에게 놀라 급히 인근바위 틈새로 몸을 숨겼고 사자는 피묻은 입으로 티스베가 떨어뜨린 베일만 씹어대다가 사라졌다. 그리고 한 발 늦게 온 ‘피라모스’는 피에 젖은 채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티스베’의 베일과 커다란 사자발자국을 발견하고 그녀가 사자에게 죽음을 당한 것으로 알았다. 절망한 ‘피라모스’는 뽕나무 밑에서 절규하다가 칼로 자신의 가슴을 찔러 자살한다.

잠시 후 바위틈에서 나온 ‘티스베’는 자신 때문에 자살한 ‘피라모스’를 발견하고 뒤 따라 자결하고 말았다. 이 두 사람의 피가 흘러 뽕나무 뿌리를 적시자 원래 흰 색이었던 뽕나무 열매가 진홍색으로 물 들었으며 이후 오늘날까지도 모든 뽕나무는 검붉은 오디열매를 맺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뽕나무에 얽힌 다른 설화도 있다. 주나라의 왕이었던 주선왕(周宣王)시기에 ‘주나라가 뽕나무로 만든 화살(桑箭)과 전통(箭筒)으로 인해 망할 것’이라는 동요(童謠)가 돌았다. 이 사실을 충신 ‘좌유’와 ‘두백’이 임금에게 고하자 화가 난 주선왕은 오히려 이들을 사형에 처하고 말았다.

이후 그들의 원혼이 꿈속에 나타나 뽕나무 화살로 주선왕을 쏘았는데 이에 놀란 주선왕이 그민 죽고 말았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뽕나무(영어: Mulberry)는 장미목 뽕나무과의 목본식물이다. 중국원산의 갈잎나무로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대륙의 온화한 지역에서 서식하지만 종의 거의 대부분이 아시아 원산이다. 유전적으로 닥나무속(Broussonetia)과 가까우며 열매는 ‘오디’라 불린다. 뽕나무속은 어릴 때 에는 빨리 자라나는 속성수이나 금세 성장이 느려져 키가 10~15m에 미치지 못한다. 열매가 익으면 짙은 자주에서 검정색이 나는데 주로 식용으로 사용하며 어떤 종류는 유난히 달다.

뽕나무는 모두가 가을에 잎이 지는 떨기나무이며 주로 누에를 치기 위해 재배한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잎 뒷면에는 부드러운 털이 있고 형태의 차이가 많아 한 가지에서도 서로 다른 모양으로 잎이 열린다. 잎을 따면 흰 수액이 나오며 암수 딴 그루로 5~6월에 꽃이 핀다.

어린 가지의 잎겨드랑이에 꽃 이삭이 달리는데 수꽃은 길이 4~7cm 정도이고, 암꽃은 0.5~1cm 정도이다. 5~6월에 타원형의 열매가 검붉게 익는다. 이 열매를 오디라 하는데 맛이 달고 부드러워 과일로 먹거나 잼으로 가공하기도 한다.

목재는 가구재로 활용되고 잎사귀는 누에의 사료나 식용으로도 사용한다. 뽕나무 자체 말고도 나무에 기생하는 버섯, 즉 상황(桑黃)버섯이나 벌레(누에)까지도 식용이나 천연약재로 쓰인다.

가장 널리 알려진 뽕나무의 용도는 물론 양잠(養蠶)이다. 뽕잎은 누에의 주식이기 때문에 누에고치로부터 비단실을 얻는 데 뽕나무는 필수불가결이다. 그래서 동서고금(東西古今)으로부터 인간은 뽕나무를 재배해 왔다. 신라시대의 민정문서에 따르면 지금의 청주시에 속하는 ‘사해점촌에 뽕나무가 1004그루 있는데 그 중 3년간 심은 것이 90그루, 그 전부터 있던 것이 914그루’라고 현대의 인구조사에 필적할 만큼 세세하게 뽕나무 관리를 했던 기록이 남아있다.

세종실록에는 '경복궁 안에 뽕나무 3590그루와 창덕궁 안에 1천여 그루를 심어 가꾼다.'는 기록도 나온다. 경복궁과 창덕궁에서는 왕비가 직접 백성들에게 비단 짜는 시범을 보이던 '친잠례(親蠶禮)'가 정기적으로 개최됐다. ‘상전벽해(桑田碧海)’란 고사성어(故事成語)는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될 정도로 산천이 몰라보게 변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뽕나무는 정력증진효과가 크다고 전해진다. 지난 2001년에는 누에의 수나방과 번데기를 원료로 하여 성호르몬과 정자 수와 지구력을 현저히 증가시킨다는 ‘한국형 발기부전 치료제’가 개발되기도 했다.

또 중앙아시아에서는 양고기를 구울 때 뽕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면 보양효과가 증진된다고 전해오고 있다. 이와 같이 뽕나무와 ‘에로티시즘’과의 연관은 과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다. 누에는 뽕잎만을 먹고 최고급 단백질덩어리인 비단실을 토해낸다. 이는 뽕잎이 콩 다음으로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한 자연식품이기 때문이다.

뽕나무 열매인 오디에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알라닌,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해 숙취해소에 좋다. 그리고 루틴, 가바 성분이 포함되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므로 성인병 예방에도 좋고 혈액으로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도와 탈모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그 외에도 오디에는 비타민 A, 칼륨, 칼슘이 다량 들어있으며 안토시아닌 성분도 풍부해 노화방지와 시력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재로 주로 사용하는 부위는 뽕나무 뿌리껍질을 말린 ‘상백피(桑白皮)’로써 뿌리내부는 따로 분리해내고 그 껍질만을 말린 것이다. 이 뿌리껍질은 관상, 반 관상 또는 띠 모양을 이루면서 세로로 1~6mm폭의 가는 균열이 있다. 바깥 면은 가로로 흰색이나 황갈색을 띠는 무늬가 있으며 횡단면은 흰색~연한 갈색이고 섬유성이다.

상백피에는 약리학적 활성물질로써 Triterpenoid계의 화합물인 α-amyrin 및 β-amyrin을 포함하는 다양한 성분들과 함께 steroid화합물로서 β-sitosterol도 함유되어 있다. 또한 flavonoid로서 morucin, cyclomorucin, kuwanon A, B, C, G, H 등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isoprenoid 측쇄를 가지는 flavonoid화합물이다.

그 외에도 상백피가 함유하고 있는 약리성분으로 Chloroform fraction으로부터 alpha-amyrin acetate(1), sanggenon A(2), sanggenon M(3), sanggenon F(4),sanggenol A(5), morusin(6)등 6가지의 성분이 분리되었으며 이와는 다르게 EtOAc 분획으로부터 Oxyresveratrol(7), Moracin M(8), Norartocarpanone(9), Moracin R(10), Moracin O(11), Kuwanon G(12), Kuwanon E(13), Mulberrofuran G(14), kuwanon T(15), mulberrofuran A(16), B (17) 11가지 등 모두 17종류의 성분이 추출되었다.

또한 Coumarin계열의 화합물로서 umbelliferone 및 scopoletin, 그리고 alkaloid 화합물로서 1-deoxynojirimycin 및 fagomine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말린 누에(白殭蠶)에도 많은 양으로 함유되어 있다.

이들 중 활성성분인 kuwanon G, moracin M 및 oxyresveratrol은 현저한 간 보호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kuwanone G(1, 10 ㎎/㎏)는 ‘난알부민으로 유도한 기관지천식 마우스’에서 OVA-specific IgE, IL-4, IL-5, IL-13의 분비감소와 기관지-폐포 세척액(BALF) 내의 (알레르기 면역조절 기전에 의한) 염증세포 수 감소및 폐와 기관지의 구조적 손상개선을 통해 우수한 항천식효능을 보였다.

상백피 추출물의 Cell viability, Nitrite, NF-кB 에 대한 효능을 살펴보면, 70% 에탄올추출물은 세포 주 RAW 264.7 대식세포에서 독성이 없는 농도 범위 내에서 LPS에 의해 유도된 NO 생성을 농도 의존적으로 억제(IC50 180.5㎍/ml)하였는데 이 NO생성 저해작용은 염증유발 관련인자인 iNOS와 COX-2 발현을 현저히 저하시킴으로써 우수한 항염증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상백피(桑白皮)의 항염증및 항산화 효능을 이용해 피부염증 치료목적으로 사용되며 치약이나 구강용제제의 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

상백피 추출물 함유 ‘약담초 치약’
상백피 추출물 함유 ‘약담초 치약’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글_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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