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민수’ 의미 실현···지역과 출신학교 초월한 이정표 세웠다
순자에 군주민수(君舟民水)란 말이 있다.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라는 의미다. 강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강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이번 박태근 치협회장의 당선은 바로 ‘군주민수’를 보여주는 정확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A 원장은 “박태근 회장은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고 지방에서 개원하고 지방대 출신이라 안 될 거라며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했다”고 했다. “이러한 불리한 여건에서도 협회장으로 탄생시킨 것은 협회를 세워보자는 회원들의 불같은 의지와 도움으로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덧붙여 “이제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박태근 회장이 진정 모든 회원들을 보듬고 치과 의사들 마음에 기억되는 협회장이 될 수 있도록 우리 회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태근 회장은 울산광역시 치과의사회장을 역임했을 때도 이변을 남겼다. 울산지부의 직선제를 처음 도입했고 치협 직선제추진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해왔고 어려운 시기에 구원투수인 협회장으로 당선됐다.
B 원장은 “만약 박태근 회장이 직선제를 소신있게 추진하지 않았다면 폐쇄적일 수 있었다”면서 “박태근 회장의 추진력으로 울산지부는 변화됐다”고 회고하면서 이번 박태근 회장의 당선은 이러한 면모가 회원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태근 회장은 당선 직후 긴 여정을 함께 해왔던 장영준 후보와 장은식 후보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또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회원들께도 이번 선거가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당선의 기쁨보다 산적한 현안 해결이 많아서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럽게 희망을 드릴 수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면서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선거를 통해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 먼저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토 대로 정관의 규정과 세부규정들을 명확히 개정해야 한다. 또한 선거관리규정에서 불법 선거에 대한 명확한 규정도 필요하다. 문자홍보횟수에 대한 부분도 개정이 필 요하다. 불법선거운동의 범위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직선제 시행 이후 회장으로서 1~2위 간 가장 큰 표차를 내고 당선된 박태근 회장의 당선은 회원의 선택이며 이제 회원들이 단순히 서울대 출신의 회장만을 고집하지 않고 학연, 지연을 벗어나 협회를 위해 진정성 있게 일할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 ‘치협 회장 킹 메이커’ 이제는 안 통해
그동안 직선제를 시행하며 C 인사에게 선택받으면 당선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C 인사에게 당선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합류하는 세력이 있어 왔던 게 사실 이다. C 인사의 의중은 D 전문지에 의해 보도됐고 그것이 거의 실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중심에는 회원의 뜻이나 회원의 의중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 또한 언론 플레이로 상대 후보를 폄훼시켜야 당선된다는 선례를 낳기도 했다. 또한 회원들은 거기에 일시적으로 속아 선택에 있어 실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선거는 기득권 세력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학연과 지연을 벗어나 오로지 인물 론을 중심으로 당선된 회원의 변화를 갈구하는 선택이자 이제 치과계도 변화를 인지 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만큼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예전과 같이 개원만 하면 성공하던 시대가 변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치협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이제 점점 커지고 있음을 다름 아닌 회원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의 의미이기도 하다.
# 치과계 이정표 다시 세운 ‘박태근’ 회장의 당선
회원들이 원하는 것은 이 어려운 치협을 살리는데 지방대 출신이어도, 상대후보의 폄훼와 거짓 비방이 있어도, 그에 동하지 않고 표를 던진 것이 바로 이러한 회원들의 변화의 열망이 가득했기 때문이며 치과계의 변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E 원장은 “박태근 회장의 진실성이 느껴져 지지하게 됐다. 짧은 기간의 임기가 아쉬 울 정도로 믿음이 가는 회장인 만큼 일을 잘 해서 차기에도 다시 연장할 수 있도록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협회장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도 표했다.
이번 치협 회장의 보궐선거는 스토이즘의 승리다. 스토아 학파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불평없이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걸 도우는 철학이다.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는 철학을 공부하는 목적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라 고 말했다. 니체에게도 세네카에게도 철학은 이처럼 삶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방법이었다.
자신만의 삶의 노래로 자신에게 감동적이며 세상에 자비를 실천하는 자유로운 인간 들의 공통점은 ‘탁월’이다. 그 탁월이란 오랜 묵상을 거쳐 특정한 분야에서 소질을 발 견해 그것을 갈고 닦는 수련을 거쳐 소명으로 삼은 자의 자신감이다. 그는 자신의 삶 전체를 이 소질을 탁월로 변모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에 언제나 겸허하다고 했다. 거기에는 경쟁이 없다. 누구나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을 발휘하면 승리자가 된다는 의미다.
이 자기확신과 자기존경은 그를 타인과 구별시키는 아우라다. 이 아우라는 사회가 그에게 부여하고 싶은 권력 그리고 명성을 초월한다. 이 아우라는 그를 독보적인 존재로 승화시킨다. 이 확신과 존경, 그리고 탁월은 수년 혹은 수십 년 동안 묵묵히 시행착오를 거친 수련과 연습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 한 마리 제비가 여름을 만들지 않는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대로 한 마리 제비가 여름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런 탁월한 자는 명성을 얻기도 하고 약간의 부를 축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탁월한 사람들 대부분은 알려지지 않고 조용히 인생을 유유자적하며 산다. 고독이 그들을 탁월하게 만드는 기반이자 무기이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가지는 자기신뢰와 자기존경에 비하면 사소한 것들이다. 자기신뢰와 자기존경은 어떤 권력이나 혹은 바람과 같은 명성 도 함부로 도달할 수 없는 성배라고 한다. 탁월의 보상은 명성이 아니라 자기존경이다. 자신을 존경하는 이유는 타인의 박수나 환호가 아니다. 그것은 그가 자신만의 천부적인 소질을 발견했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순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탁월한 인간에게 타인이 부여하는 인정이나 입증이 필요 없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법정의 인정을 위해 법정연설을 하지 않았다. 그가 불리하고 엉뚱한 판결에 순응한 이유는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법의 가치를 신봉했기 때문이다.
예수는 자신의 목숨을 바칠 만한 가치인 ‘사랑’을 자신의 삶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운 십자가에 기꺼이 올라간 것이다. 탁월은 인정을 받기 힘들다. 인정을 받기 위해 초조하게 기다리거나 그 대상에 아부한다면 그는 이미 자발적인 노예다.
이런 탁월과 자기존경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인간의 표식이라면 사회나 전통이 정해 놓은 규범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는 소극은 ‘자발적인 노예’의 계급장이다. 자유로운 자는 자신의 유일무이한 삶을 창조하지만 자발적인 노예들은 관습, 평판, 의견에 감금돼 사회가 그에게 어울리는 삶을 정하도록 허용한다.
철학자 리차드 테일러는 그런 현대인들을 ‘자발적인 노예’라고 불렀다.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최고’란 승부에서 이기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보다 뛰어난 것’은 가장 많은 영예를 누리라는 말이 아니다.
최고와 탁월함이란 다름 아닌 덕을 말한다. 탁월함이란 외부적인 성취가 아니라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분야에서 탁월함을 보이는 것이다.
박태근 회장의 당선은 또한번 치과계의 이정표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치협의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박태근 회장이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현 집행부의 임원들을 포용하느냐 그들을 내치느냐의 기로에 놓여 있다. 덴트포토에서는 현 부회장의 사퇴와 임원들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장이 바뀌면 그 수장에게 맞는 정책특보팀이 구성돼야 회무추진력에 속력을 붙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원의 뜻을 받아 들여 새로운 회장의 탄생과 함께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치과계 전체의 소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