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
지난 호에 이어
나와 동일시할 집단을 찾아내고 서로의 메아리만 주고 받는 공간에서 내 부족의 의견만 계속 증폭시키고 누가 됐든 외부인은 철저하게 악마로 몰아서 떼로 몰려가 겁을 준다.
인간 본성의 원시적 측면 때문에 아수라장이 벌어질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 어느 개인이나 기관, 기술적 발명보다 인간 본성이 더 강력하기 때문이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것들은 결국에 가면 인간 본성과 그 원시적 뿌리를 반영하게 돼 있다.
인간의 본성은 장기판 위의 말처럼 우리를 가지고 논다.
인간 본성의 법칙을 무시한다면 그 사람의 손해일 뿐이다. 인간 본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패턴 속에 빠져 계속해서 혼란과 무력감을 느끼겠다고 작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인간 행동의 모든 측면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그 근본 원인을 조명한다. 이 책을 안내서로 삼는다면 앞으로 사람들을 만날 때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방식도 크게 달라질테고 나 자신을 바라 보는 시각도 완전히 바뀔 것이다. 그런 변화의 과정을 대략 개관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 본성의 법칙을 알고나면 더 차분해지고 사람들을 전략적으로 관찰하게 될 것이다. 쓸데없이 기운을 빼는 수많은 감정 기복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싶은 마음에 초조하고 불안해지게 마련이다. 일단 그렇게 초조해지기 시작하면 남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면서 내 감정에 빠져들고 정작 상대방을 관찰하기는 매우 어려워진다.
‘저 사람은 날 좋아하는 거야, 싫어하는 거야?’ 인간본성의 법칙은 우리가 이런 함정에 빠지는 것을 막아준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안고 있는 이슈는 대개 깊은 뿌리를 가진 문제임을 알려준다. 지금 상대가 경험하는 욕망이나 실망감은 나를 만나기 수년 전 혹은 수십 년 전에 이미 시작된 것들이다. 그러다가 때마침 나를 만나 내가 그들의 분노나 좌절의 편리한 타깃이 됐을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어떤 자질을 내게 투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나라는 개인을 보고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다. 어쩌면 우리는 오히려 해방감을 느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상대가 뭔가 배배 꼬인 말을 하거나 냉담한 태도를 보이거나 짜증을 내더라도 그걸 굳이 내 탓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 점을 간파하고 나면 상대가 그런 모습을 보일 때도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게 아니라 되레 그 행동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고 싶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음은 훨씬 차분해질 것이다.
이 방법이 뿌리를 내리고 나면 다른 사람을 멋대로 심판하거나 도덕적으로 훈계하려는 성향이 줄어들 것이다. 상대의 결점을 있는 그대로 인간 본성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