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을 해독하는 단 하나의 열쇠

그렇게 끝없는전쟁이 지속되던 BC 415년이었다. 아테네의 리더 몇 명이 스파르타에게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 제시했다. 당시 시칠리아 섬에서는 도시국가 시라쿠사가 새로운 패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시라쿠사는 스파르타에 반 드시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고 있던 중요한 동맹국이었다.

만약 강력한 해군을 보유한 아테네가 원정군을 파견해 시라쿠사를 손에 넣는다면 두 가지 이점이 생기는 것이었다. 첫째, 시라쿠사가 아테네 제국에 합류 할 것이고 둘째, 스파르타는 전쟁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물자를 더 이상 구하지 못할 것이다. 아테네 민화는 표결을 통 해 적정 규모의 군대와 함께 배 60척을 보내 이 목표를 수행하기로 했다.

이번 원정 임무를 부여받은 지휘관 중에 니키아스라는 자가 있었다. 니키아스는 이번 작전의 타당성에 큰 의문을 품고 있었다. 그에게 아테네가 시라쿠스의 병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일었다.

니키아스는 일이 잘못됐을 경우에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그려 보았다. 확실히 승리하기 위해서는 원정대 규모가 이보다 훨씬 더 커야 했다. 니키아스는 계획을 무산시키고 싶었으나 그의 의견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원정대 규모가 훨씬 더 커야 한다면 더 큰 원정대를 보 내자! 배를 100척 보내고 군대 규모도 곱절로 늘리자. 아테네인들은 이렇게 하면 이 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이제 그들을 말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후 며칠간 아테네에서는 남녀노소 할 것없이 길에서 시칠리아 지도를 그리고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들 아테네에 재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스파르타가 끝내 굴 욕을 당하는 모습을 고대하고 있었다. 마침내 배들이 출항하던 날은 성대한 축제일 이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경외심을 자아 내는 광경이 펼쳐졌다. 눈길이 닿는 저 끝까지 거대한 함대가 항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선박에는 아름다 운 장식들이 달려 있었고 번쩍이는 갑옷을 입은 장병들이 갑판에 빼곡히 들어서 있 었다.

몇 달이 지났다. 아테네인들은 원정군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다. 병력 규모의 우 위만으로도 아테네군은 시라쿠사를 완전히 포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함락 직전 스파르타에서 지원군이 도착했고 지금은 오히려 아테네군이 수세에 몰려 있었다. 니키아스는 이렇게 역전된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서신을 민회에 보냈다. 그는 작 전을 포기하고 아테네로 회군하든가 아니면 지원 병력을 급파해야 한다고 했다. 

패배의 가능성은 상상조차 해보고 싶지 않았던 아테네인들은 표결을 통해 지원 군을 파견하기로 했다. 두 번째 파견한 함대도 첫 번째와 거의 맞먹는 대규모 병력이 었다. 이후 몇 달간 아테네인들 사이에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감이 형성됐다. 이제 병력을 곱절로 보냈으니 절대로 질 수 없는 전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테네 해안가 피레에 푸스라는 마을의 이발사가 손님으로부터 소문을 하나 들었다. 아테네 원정군이 전투에서 완패해 선박과 병력이 전멸했다는 소식이었다. 소문은 삽시간에 아테네 전체로 퍼져 나갔다. 믿기지 않는 소식이었지 만 사람들은 서서히 공황 상태에 빠져 들었다. 일주일 후 소문은 사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테네는 이제 망한 것처럼 보였다. 지금도 배도, 병력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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