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된다 (12)
모든 일이 그렇듯 이 상황도 단일한 요인이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정치에 대한 불신, 경제에 대한 불확실, 안보에 대한 불안,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지도자 박근혜에 대한 실망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에 최순실이 터졌다. 뇌관이 터진 것이다.
본질은 최순실이 아니라 리더와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다. 4년 전,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박근혜 대통령을 선택했다. 그때도 세상은 어지러웠다. 난국을 헤쳐 나갈 지도자를 간절히 갈망했다. 9년 전, 그래도 대기업을 운영을 해 본 사람이니 경제는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선택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5년 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우리는 무모한 선택일 수 있음을 불안해하며 상당 기간 베일에 감추어져 있었던 그녀를 선택했다. 그때 그녀는 아마도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비범한 사람일 것이라 생각하고 싶었다. 어눌한 말투에 날카로움은 없어도 아버지가 조국 근대화의 영웅이었으니 그 피가 어디 가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적어도 한 번 말한 약속은 지킨다 하는 그 말을 믿었고, 천하가 다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중심을 잡고 흔들림이 없이 줏대를 가지고 나라를 이끌 것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의 아들 딸들이 가라앉는 배 속에서 절규하며 몰살되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왕좌왕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의 극치를 보여 준 세월호 사태의 잔인함 속에서도 애써 분노를 억눌렀고, 70년 동안 동족이 찢겨져 왕래도 못하며 사는 이 엄중한 현실에서 남과 북을 이어 주는 마지막 보루이고 수많은 기업의 생존 터전이었던 개성공단을 하루아침에 폐쇄하는 어이없음을 목도하면서도 그것이 사고무친 연약한 몸매의 여인네 머릿속에서 1년 365일 쉬지도 않고 뼈를 깎고 살을 도려내는 치열한 갈등과 수많은 고민 속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결정일 것이라 자위하며 용서를 하고 있던 차였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최종결정은 리더의 몫
리더는 고독하다. 결정 하나하나를 해야 하는 순간 특히 그렇다. 그래서 그러한 결정에 도움이 되는 누군가의 의견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최선의 선택을 위하여 최적의 시간에 최적의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의견은 그저 참고일 뿐이다. 최종 결정은 리더의 몫이다. 그 과정은 잔인하다 할 만큼 고독하다. 정직하게 말해 그러한 고독과 고통을 감내할 자신이 없으면 리더가 되지 말아야 한다.
사실은 사정이 어땠는지 아무도 모른다. 당사자외에는 모른다. 어쩌면 우매하다면 당사자도 모를 수 있다. 아무리 정밀한 수사를 해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최순실이 결정했는지 자신이 결정했는지. 그러나 우리는 느낀다. 여태까지 여러 번의 의사결정에 무언가 합리성과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었다는 것을. 이제 남은 문제는 가능한 한 진실을 정확히 밝혀야 한다. 상식적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납득될 수 있도록. 그리고 잘못이 있는 모두를 실정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인간적인 비난은 이쯤에서 자제해야 한다. 우리에게 오늘은 당면한 과제를 처리하기도 벅찬 날들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어쩌면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우리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다. 간음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는 그 누가 결백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역사로부터 알 수 있는 사실은 우리가 역사로부터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비관적 윤회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다행히 우리에게는 2017년이 있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이다. 새로운 지도자는 평범해서는 안 된다. 삼라만상의 원리를 이해하고 인간의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초인이어야 한다. 가장 초인에 근접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맡은 일을 해 나가며 조용히 그 초인을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또 다시 안타까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대안이다. 나는 최순실의 문제는 탄핵의 대상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정도 잘못은 그 이전 정권에 비하여 더 심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때까지만 해도 잘만 수습하면 탄핵까지 갈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만한 능력이 없었다. 악수를 계속 두었고 결국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되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누가 해결해야 하나? 나의 고민은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대한민국이 나를 원한다면, 역사가 나를 원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 그래, 십자가를 지자! 내 건강이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세상이 나를 원한다면 기꺼이 나를 던져 희생하리라 결정했다.
김기천 (주)닥터킴 대표
· 가정의학과 전문의
· 인제대학교 백병원에서 수련
· 한국항공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 제19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 제20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 김기천 TV 운영중 · 300만 불 수출의 탑 수상(2023)
· 대한적십자사 최고 명예장 (2021)
저서- 나의 사업 나의 건강 그리고 대통령 출마(2021) 1판 2판 2025년 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