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용 유니트 체어는 하나의 수술실 : 치과(구강외과) 소수술과 악안면외과 대수술

안녕하십니까?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김현섭 원장입니다. 총 12회에 걸쳐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임상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치과(구강외과) 소수술'과 '악안면 외과 대수술’, ‘국소마취 수술’과 ‘전신마취 수술’ 등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앞서 여러 ‘수술의 기본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기본 술기’ 체득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라서 간단하고 쉬운 수술을 통해 ‘기본 술기’를 충분히 익혀 이를 보다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도 말씀드렸습니다.

이번호에서 말씀드리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즉 ‘치과(구강외과) 소수술'과 ‘악안면외과 대수술’의 차이 즉 대략 ‘국소마취수술’과 ‘전신마취수술’의 차이에 대해 고찰해 보고 이를 통해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서 이루어지는 치과 진료, 치과수술시스템에 수술실 시스템에서와 같은 원리와 원칙을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비록 다른 수술이지만 같은 ‘기본 술기’가 적용되는 것처럼 말이죠. 다만 보다 융통성 있게 적용해야 할 일이며, 여기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국소마취 수술과 전신마취 수술에 대한 오해
‘국소마취 수술'은 쉬운 수술이고 ‘전신마취 수술’은 어려운 수술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또한 간단하고 범위가 좁은 수술은 ‘국소마취'로 하고 복잡하고 범위가 넓은 수술은 ‘전신마취’ 로 한다는 생각도 일반적인 것 같습니다. 위험한 수술은 ‘전신마취’ 로, 덜 위험한 수술은 ‘국소마취’로 한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전신마취’는 병원에서, 메디컬 닥터들이 큰 수술 할 때, ‘국소마취'는 치과에서 치과의사들이 작은 수술 할 때 하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여기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희 치과의사들이 하고 있는 국소마취 소수술은 진정 쉽고, 간단하고, 위험하지 않은, 그런 수술인가요?

# 국소마취 수술과 전신마취 수술에 대한 진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국소마취 수술은 결코 쉬운 수술이 아닙니다.
치과에서, 치과의사들이 ‘국소마취 수술’이라는 정말 위대한 일들을 늘상, 평범하게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치과의사는 국소마취수술을 진행하면서 이중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기본적으로 수 술을 집도하는 수술의사로서, 여기에 국소마취를 주관하는 마취의사로서 이중 역할을 수행합니다.

수술 전 수술 부위에 직접 마취 주사를 놓을 뿐만 아니라 수술 시 수술에 집중하면서도 술중 환자의 상태까지 감시(monitoring)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중의 역할은 다만 술자가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는 전신마취 수술에 비하면 위대한 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수술실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이유
역사적으로 보아도 전신마취 개발 이후에 비로소 국소마취가 개발되었습니다. 일찍이 메디컬 외과의사들은 전신마취 수술을 시행하는 수술실을 중심으로 입원치료를 시행해 왔습니다. 수술실에서 국소마취수술이 시행되거나 통원치료가 가능한 외래수술이 시행된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전신마취 수술’보다 ‘국소마취 수술'이 보다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치과의사는 보다 전문적인 외과의사로서 역할한다는 것에 동의하신다면 ‘전신마취 수술’ 즉 ‘악안면외과 대수술'에 대해 먼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비로소 ‘국소마취수술’ 즉 ‘치과 수술 또는 구강외과 소수술’의 특징을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말씀드리면 ‘전신마취’로 진행되는 ‘악안면외과 대수술’이 시행되는 ‘수술실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치과용 유니트에서 ‘국소마취'로 진행되는 ‘치과수술, 구강외과 소수술’을 바라보면, 놓치고 있는 것들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수술 의사 친화적인 전신마취 수술
‘전신마취수술’은 일단 술자가 편합니다.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습니다. 수술 의사에게 친화적인 시스템입니다.

마취전 충분히 환자의 전신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면 굉장히 안전하게 전신마취가 시행될 수 있습니다. 소위 ‘바이탈을 잡을 수 있는’ 마취과 의사가 환자 상태를 감시하고 조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소마취수술’이라도 대개 진정요법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의사외 별도의 마취과 의사가 함께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소마취수술’은 수술의사 혼자 국소마취와 수술을 진행해 가야만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수술 의사에게 친화적이지 못한 시스템입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되는 것은 다만 논리적으로만 그렇습니다. 셋이 되기도 넷이 되기도 하는 것이 치과의사가 기대고 있는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서의 현실입니다.

# 치과용 유니트 체어는 하나의 수술실
치과용 유니트체어의 조명은 수술실의 무영등에, 체어 자체는 수술대에 대응합니다.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 딸린 핸드피스와 석션과 똑같은 기능을 가진 장비들이 수술실에도 구비되어 있습니다.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서는 대개 국소마취수술이 주로 이루어지고, 수술실에서는 전신마취수술이 주로 이루어진다는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적으로 치과용 유니트 체어 한 대는 하나의 수술실 역할을 합니다.

치과에 유니트 체어가 다섯 대라면 그 치과의사는 수술실 다섯 방을 운용하는 외과의사인 것입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다섯이 되기도 열이 되기도 하는 것을 여러 치과용 유니트 체어를 운용할 수 밖에 없는 치과의사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치과의사에게 반드시 능동적인 협조자가 필요합니다.

# 치과위생사는 수술실 간호사
‘수술실’에서는 ‘수술 의사’가 ‘동료 의사’ 또는 '수술실 간호사’의 협조를 받아 수술을 진행합니다. 즉 ‘수술팀’을 구성하여 술자, 제 1협조자, 제 2협조자, 기구전달협조자 및 순환 협조자로서 각각 역할을 수행합니다.
수술의 규모와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히 수술팀이 구성됩니다. 수술팀의 구성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자세하게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서는 ‘치과의사’가 ‘동료 치과의사’ 또는 ‘치과위생사’의 협조를 받아 치과수술을 진행합니다.

치과수술 역시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수술팀이 적절하게 구성되어야 하며 특히 필요시 반드시 ‘기구전달 협조자’ 또는 ‘순환 협조자’ 역할이 상정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치과위생사는 치과수술에 특화된 수술실 간호사로 그 역할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치과용 유니트 체어는 곧 하나의 수술실이기 때문입니다.

# 무균 시술
국소마취하 치과(구강외과) 소수술이든 전신마취하에 악안면외과 대수술이든 모든 수술 원칙적으로 무균시술이어야 합니다. 전신마취 수술실에서는 무균시술이 비교적 철저하게 준수되고 있으나 국소마취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서는 비교적 느슨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지만 안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치과수술, 구강외과 소수술이 시행되는 구강 자체가 ‘cleancontaminated field’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소마취하 치과수술이라 할 지라도 철저하게 무균시술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미처 기본을 챙기지 못해 ‘몰라서 못했던 경우’라면 이때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반드시 전신마취 수술실에서의 무균시술 프로토콜에 대해 치과의사가 잘 알고 숙달되어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알지만 안하는 것 vs 몰라서 못하는 것
즉 수술실에서 철저하게 시행되는 무균시술을 위한 각종 실천 지침에 충분히 숙달되어 있어야 비로소 치과용 유니트 체어상 치과수술 시 ‘올바르게 융통성을 발휘' 할 수 있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알지만 안하는 것’과 ‘몰라서 못하는 것'은 비슷하게 보여지지만 분명 다른 사태입니다. 특히 무균시술은 환자의 위생(hygiene)과 직접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치과수술에 특화된 수술 협조자인 치과위생사(dental hygienist)가 임상적 판단까지 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소마취 수술 시 치과의사는 수술뿐만 아니라 마취와 관련된 환자상태까지 모두 신경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찰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치과 수술, 구강외과 소수술은 대부분 국소마취하, 턱얼굴외과 대수술은 대부분 전신마취하에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치과수술, 구강외과 소수술이 쉽거나 수술 범위가 좁기 때문에 국소마취로 시행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사실상 광범위하고 대단히 정교한 수술이 단지 치과 수술, 구강외과 소수술이라는 관성으로 그냥, 당연히 국소마취로 시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감히 단언컨대 국소마취 수술은 전신마취 수술보다 결코 쉽지 않습니다. 국소마취 시 수술의사인 치과의사는 술중 환자와 소통하고 환자의 협조까지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문학적 감성과 카리스마까지 갖추어야 합니다.
치과의사가 전문가 중에 전문가인 또다른 이유입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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