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세 가지 제언 (3)
수술기구는 술자의 손 : 수술기구 파지법과 레스트에 대한 고려

안녕하십니까?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김현섭 원장입니다. 총 12회에 걸쳐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임상 칼럼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번호는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수술을 위한 세 가지 제언’ 중 세 번째 ‘수술 기구’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효과적인 수술 진행을 위해 ‘술자’는 필드만 주시하고 ‘협조자’의 온전한 협조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호에는 술자의 손가락 끝, 손바닥 안에서 작동하는 여러 ‘수술 기구’의 구조와 디자인에 대해 고찰해 보고 이를 구강 내 치과 치료 시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파지법(grip)과 레스트(rest)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수술 기구에 대한 모든 이야기는 결국 ‘조절된 힘 적용’으로 귀결됩니다.


# 수술 기구 디자인에 대한 고찰 - 구성 요소
수술 기구는 크게 ‘작동부’, ‘자루’ 및 ‘손잡이’로 구성됩니다.
수술용 칼, 치과용 미러, 골절도, 발치 기자, 랑겐벡형 견인기 등은 하나의 ‘손잡이’에 하나의 ‘작동부’가 하나의 ‘자루’로 연결된 수술 기구들입니다.
치과용 탐침기(exploer), 골막 기자, 외과용 큐렛, 외과용 골줄, 아미-네이비 견인기는 하나의 ‘손잡이’ 양쪽에 각각의 ‘작동부’가 각각의 ‘자루’로 연결되어 두 개의 ‘작동부’를 갖는 수술 기구들이며 모두 정적인 수술 기구입니다.

동적인 수술 기구는 각각 ‘작동부’, ‘자루’ 및 ‘손잡이'로 구성되는 두 기구가 서로 연결돼 비로소 작동합니다. 
치과용 핀셋 등 대부분의 조직 겸자(tissue forceps)들은 ‘맞접합’된 수술기구들이고 골겸자, 발치 겸자 등은 ‘관절’로 연결돼 작동하는 것들입니다. 이 경우 ‘손잡이’가 ‘손가락 고리’로 대체된 것이 지침기(봉침기), 모스키토, 켈리와 같은 지혈 겸자, 딘 시저와 같은 외과용 가위 등의 수술 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구가 서로 관절로 연결돼 작동하는 수술 기구가 지침기입니다.

# 수술 기구 디자인에 대한 고찰 - 전치부·구치부용, 구외용·구내용
‘작동단’이 곧은 것은 전치부용이고 굽은 것은 구치부용 수술 기구입니다.

(그림 2) 위쪽이 전치부용 수술 기구, 아래쪽이 구치부용 수술 기구입니다.
(그림 2) 위쪽이 전치부용 수술 기구, 아래쪽이 구치부용 수술 기구입니다.

구강 내, 구치부에서 직선형 수술 기구는 적절한 시야 확보와 기구 접근을 허용하지 못합니다.
상향(업워드), 하향(다운워드) 등 수술 기구의 적절한 만곡 또는 꺾인 디자인은 보다 심부의 수술 필드로 ‘기구 접근’ 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함이며 이는 구강 내 수술 특히 구치부에서 의미 있는 디자인입니다.

‘자루’나 ‘손잡이’가 한번 또는 두번 꺾여 있거나 만곡된 것 역시 심부의 수술 필드에서 '시야 확보’와 그 부위로 ‘기구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디자인입니다. 
직선형 수술 기구를 구강내 구치부에서 사용하면 기구 자체가 또는 기구를 잡고 있는 술자의 손이 술자의 직접 시선을 가리기 쉽고 또 수술 조명을 가리기도 합니다.

또한 전체 길이가 짧은 것은 ‘전치부용’, 긴 것은 ‘구치부용’ 수술 기구입니다. 
전치부용 수술 기구는 곧 ‘구외 수술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곧 구치부용이 곧 ‘구내 수술용’ 수술 기구입니다.
아이리스 시저, 에드슨 겸자처럼 작동단 부위가 반듯하거나 전체 길이가 짧은 수술 기구는 ‘전치부용, 구외용’ 수술 기구입니다. 
딘 시저와 치과용 핀셋처럼 작동단 부위가 굽었거나 전체 길이가 긴 수술 기구는 ‘구치부용, 구내용’ 수술 기구입니다.
 

# 전치부용은 전치부에서, 구치부용은 구치부에서 사용해야
너무나 당연해서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싶지만 설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치부용 수술 기구는 전치부 수술에서 사용해야 하고 구치부용 수술 기구는 구치부 수술에서 사용해야 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처럼 대략 구치부용 수술 기구를 구내용 수술 기구로 여기고 말뿐이기 때문에 전치부용 수술 기구들이 전치부 수술에서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치부 수술 또는 구외 수술 시 반드시 전치부용 수술 기구를 사용해야 효과적으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치부 수술에서도 구치부용 수술 기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효과적인 기구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구치부용 수술 기구를 전치부 수술에서 사용해도 적절한 파지법과 레스트를 바탕으로 사용한다면 크게 문제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전치부 수술에서는 작동단이 곧고 전체 길이가 짧은 전치부용 수술 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술 진행을 위해 더 나은 선택입니다.


# 수술 기구 파지법(grip)이 중요한 이유
수술이 단지 표면에서만 이뤄진다면 대략 수술 기구는 직선형 디자인이면 됩니다. 또한 술자의 팔과 손이 연장되는 방향으로 기구를 잡으면 됩니다. 대개 목공 기구들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체에 대한 수술은 표면에서 시작하더라도 심부로 들어가 조작이 이뤄집니다. 심부로 들어갈수록 술자의 팔과 손이 연장되는 방향으로 잡은 기구를 그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수술 필드가 멀어지거나 낮아지거나 술자의 높이가 높아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어떤 경우든지 술자의 팔꿈치는 허리 부위에 레스팅(resting) 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 Elbow rest on waist
신체는 어떤 특정한 자세에서 더 효율적으로, 안정적으로 힘을 쓸 수 있습니다. 즉 팔꿈치가 술자의 허리 부위에 레스팅한 상태 또는 최소 상완 부위가 술자의 가슴 부위에서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에 쥔 수술 기구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이를 ‘elbow rest on waist’ 라고 설명합니다.
팔꿈치가 술자의 허리 부위에서 멀어지면, 상완 부위가 술자의 가슴 부위에서 떨어지면 조절된 힘 사용은 요원한 일이 됩니다.


# 다시, 수술 기구 파지법(grip)이 중요한 이유
기본적인 수술 기구들은 원래 구강외 수술에 적합하게 직선형 디자인으로 개발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과 수술, 구강외과 수술은 ‘구강 내 수술’이며 이에 대개 ‘구치부 수술’입니다. 

즉, 구강 내 깊은 곳에서 수술이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수술 기구 자체가 꺾여있거나 또는 술자가 수술 기구를 꺾인 것처럼 ‘90도’로 잡아야 합니다. 특히 술자가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 환자를 눕혀놓고 의자에 앉아서 수술을, 치료를 진행하는 치과 진료실에서는 더욱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수술대 위에 환자를 눕혀놓고 술자가 서서 수술을 진행하는 구강악안면외과 수술실에서는 수술대를 보다 낮추거나 술자가 발판 위로 올라설 수도 있습니다. 
치과용 유니트 체어에서 앉아서 수술 시 꺾인 수술 기구를 사용하거나 또는 직선형 수술 기구라면 ‘90도’로 잡아야 하는 이유는 결국 술자의 팔꿈치를 허리 부위에서 가능하면 떨어지지 않게 레스팅 시킴으로써 ‘조절된 힘’을 구사하기 위해서입니다.
조절된 힘이 바탕이 돼야 정교한 기구 조작이 가능해집니다.

# 수술 기구 파지법의 종류와 인체공학적 파지법
‘표준 파지법’은 수술 기구를 전완 부위가 직선으로 연장되는 것처럼 잡는 방법입니다.
‘역 파지법’은 수술 기구를 전완 부위에서 90도 내외로 꺾인 것처럼 잡는 방법입니다.
‘작동단’, ‘자루’ 및 ‘손잡이’ 부위가 일부 또는 모두 직선형인 전치부, 구강외 수술용 수술 기구들을 구강내, 구치부에서 사용하려면 대개 역 파지법(역 손가락 파지법 또는 역 손가락-손바닥 파지법)으로 수술 기구를 다뤄야 합니다. 

술자의 위치와 자세, 환자의 위치와 자세 그리고 수술 필드의 높이와 깊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역 파지법’이 구강 내에서 시행되는 치과 수술, 구강외과 수술에 편리하고 안전한 경우가 많고 보다 인체공학적인 파지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레스트 확보가 중요한 이유와 레스팅 종류
수술 기구를 사용하는 모든 순간 레스트가 확보돼 있어야 합니다. 수술 시 기구에 가해지는 힘은 반드시 정교하게 조절된 힘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술자의 몸통이 바른 자세로 서 있는 것부터 하나의 레스트 확보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이를 ‘바디 레스트’라고 부릅니다. 팔꿈치가 허리 부위에 붙어있는 상태를 ‘엘보우 레스트’라고 앞서 설명했습니다. 
‘핑거 레스트’ 또는 ‘팜 레스트’는 이미 잘 알려진 레스팅 방법입니다. 수술의 고수들은 필요 시 왼손 손등이나 손가락 등을 추가로 이용해 ‘보조 레스트’를 확보하기도 합니다.


이것으로 12회에 걸쳤던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에 대한 세미나비즈의 임상 칼럼을 마무리합니다. 
졸저 ‘구강외과 수술의 개념과 원리’를 저본으로 여러 수술의 개념과 다양한 수술 원리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필자의 경험과 필력이 부족해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필자가 서툴게나마 설명드린 위 내용들이 하나의 계기가 돼 보다 풍부하고 심도있는 설명이 앞으로 이어지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수술실에서, 병동에서, 응급실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많은 구강악안면외과 의사 선배님들께 존경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혹시 수련을 망설이고 계시는 후배님들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구강악안면외과 수련을 권해드립니다. 
치과 진료실 유니트 체어에서 역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치과의사 동료와 선후배에게도 존경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더불어 실로 ‘치과’ 영역의 기본이며 상위 영역라고 할 수 있는 ‘구강악안면외과’에 조금 더 관심을 갖어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임상 칼럼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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