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롬 빅 투 스몰(From big to small)

손창현 지음 | 넥서스BIZ |  2020년 08월 20일 출간 | 쪽수 288
ISBN 13 9791190927215       ISBN 10 1190927217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언제나, 누구나, 그 가능성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내 인생 전부를 걸었을 때에야 비로소 역전할 수 있었다. 
                                      - 테라오 겐,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중에서

경영학계의 세계적 구루(guru)인 짐 콜린스의 대표작인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을 주목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책이다. 핵심내용을 서너 어절(語節)의 제목으로 압축한 저자의 센 스가 돋보인다. 부제(副題)는 “빅브랜드를 이기는 스몰브랜드와 공간디자인의 힘”이다.

PART.1 스타벅스와 블루보틀, 빅브랜드와 스몰브랜드
스몰브랜드 시대를 이끈 두 개의 큰 모멘텀(momentum)은 생산자 측면에서 ‘산업의 고도화’와 소비자 측면에서 ‘소득 증가’이다.

잭디시 세스(Jagdish Sheth)와 라젠드라 시소디어(Rajendra Sisodia)가 공저(共著)한 ≪빅3 법칙(The Rule of Three)≫에 따르면 “모든 업종 혹은 산업(시장)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여러 차례의 재편(再編)을 겪으며, 이 과정에서 빅3 기업(제너럴리스트)과 틈새시장(niche market)을 공략하는 전문 기업(스페셜리스트)들만 살아남는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업계의 빅3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이다. 

우리나라 지상파 빅3 방송사는 KBS, MBC, SBS이다. 1998년만 하더라도 011 SKT, 016 KTF, 017 신세기통신, 018 한솔 텔레콤, 019 LGT 등 다수의 사업자들이 경쟁하던 이동통신업계 또한 합종연횡(合從連衡), 이합집산(離合集散)을 거쳐 현재의 빅3 체제(SKT, KT, LGT)로 정리되었다. 

특정 산업은 생성에서 성숙까지 크게 3단계를 거친다. 1단계인 초기 단계는 기술 표준이 없는 상태에서 많은 군소(群小) 업체들이 난립하는 상태이다. 1단계의 공급과잉과 분열된 시장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은 자연스레 2단계로 변모한다. 비효율적인 업체들이 도태되는 2단계(재편 단계)를 거쳐 빅3로 대변되는 제너럴리스 트 메가브랜드와 스페셜리스트 스몰브랜드만이 살아남는 3단계, 즉 성숙단계에 도달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산업들은 대부분 2단계에서 3단계 사이에 위치하며 대변혁을 겪고 있다. 치과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과거 김밥천국 메뉴판을 방불케 하는 장황한 진료과목 목록을 치과 안팎에 게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절이 있었다. 근관치료, 보존치료, 신경치료, 잇몸치료 등 치과대학병원의 거의 모든 분과 또는 진료과목을 유리창 바깥 면에 스티커로 붙여 홍보 중인 치과들은 현존(現存)한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치과 산업의 고도화와 함께 경쟁 심화에 따라 좁은 특정시장, 틈새시장을 예리하게 공략하는 치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랑니 발치를 치과의 전면(前面)에 내세운 부산 ‘첫사랑니치과’, 울산 ‘섬세한사랑니치과’, 목포 ‘박성용치과’, 안양 ‘턱편한 사랑니치과’ 등이 그 예이다. 

턱관절과 구강 내 연조직 질환의 치료에만 주력하는 울산 ‘조은턱치과’, 서울 ‘신촌맑음구강내과치과’ 등도 있다. 최근 부산에 개원한 ‘레친치과’는 그 이름에서부터 확실한 정체성을 드 러내고 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버린 땅에서 휴전을 맞이했던 1953년,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이후 65년만인 2018년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기준점이라 할 수 있는 1인당 명목 국민총소득(GNI)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욕망은 ‘needs(필요)’라는 1차 욕구는 물론이고 ‘wants(원함)’라는 2차 욕구까지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독자 스스로 배가 몹시 고픈 상태를 떠올려보자. 이 상황에서의 needs, 1차 욕구는 허기를 채우는 것이다. 

음식의 종류는 빵, 밥, 샐러드, 삶은 달걀 등 그 무엇이든 상관 없다. 하지만 금전적, 시간적,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자연스레 wants, 2차 욕구까지도 고려하게 된다. 이 경우 개인은 취향에 따라 본인이 선호하는 음식의 종류, 재료, 조리법 등을 선택하여 섭취한다.

현대의 치과 소비자들은 이제 needs를 넘어 wants를 추구한다. 단순히 통증으로부터의 해방, 기능의 회복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뿐만 아니라 치과 선택의 순간에는 본인이 갖고 있는 모든 지식, 정보, 에너지를 총동원하여 배우자를 고를 때만큼이나 신중을 기한다.

PART.2 디지털 밖으로, 오프라인만의 가치를 담은 ‘공간 플랫폼’
전 세계 기업들을 모집단으로 시가총액 순위, 브랜드 순위 산정 시 늘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회사가 있다. 미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쿠팡, 신세계닷컴(SSG.COM) 등이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라는 팬데믹(pandemic)은 온라인 시장 성장의 기폭제가 되었다.

온라인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의 이면(裏面)에는 오프라인 시장의 쇄락, 위축, 축소가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2019년 2월과 2020년 2월의 ‘업태별 매출구성비’를 비교한 결과 온라인 유통이 차지하는 비율이 40%에서 49%로 급증하여 전체 유통매출의 절반에 육박하게 되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실감나는 부분이다. 이런 온라인의 오프라인 잠식 현상을 두고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소매업의 종말(retail apocalypse)’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오프라인의 희망을 노래한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의 소비자는 과거와 달리 다른 사람과는 다른 차별화된 경험을 원한다. 둘째,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찾는 가치와 오프라인에서 찾는 가치가 다르다.

PART.3 성공의 기반은 동반, 공공가치를 담은 ‘상생 플랫폼’  
기자가 스티브 잡스에게 물었다. “어떻게 성공했는가? 비결이 무엇인가?” 잡스가 대답했다. “돈을 벌려고 창업하면 100이면 100 모두 실패한다.” - 본문 중에서

이 파트는 스몰브랜드와 공간을 넘어 저자의 비즈니스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공존, 상생(相生,win-win), 동업, 돈에 대한 욕망, 자기 관리, 성장에 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본 지면을 통해 앞서 소개했던 이승윤의 ≪공간은 경험이다≫, 유현준의 ≪공간의 미래≫를 흥미롭게 읽었다면 이 책 역시 분명 재미있을 거라 확신한다. 일독(一讀)을 강력히 권한다.

 

글_ 김병국

포항죽파치과 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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