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Xylitol)

자일리톨(핀란드어로 Ksylitoli) 의 추출원(抽出原)인 자작나무 숲
자일리톨(핀란드어로 Ksylitoli) 의 추출원(抽出原)인 자작나무 숲

자일리톨(Xylitol)은 주로 자작나무에서 추출한 5탄당의 일종인 자일로스(Xylose)를 여러 공정을 거쳐 가공한 천연감미료의 한 종류다어원은 그리스어로 나무를 뜻하는 '크실론(ξύλον)'으로부터 따 와서 '크실리톨'이라고도 한다. ‘크실리톨이 함유하는 당은 크실로스인데 핀란드어로는 '크쉴리톨리(Ksylitoli)'라고 부르므로 정작 핀란드 사람들은 영어식 발음으로 '자일리톨'이라 하면 무엇을 말하는지 모른다.

이렇게 유럽 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쉴리톨이라고 해야 알아듣지 자일리톨이라고 하면 못 알아듣는다. 일본에서는 '키시리토루(キシリトール)'라고 읽는다.
자일리톨은 순식물성 소재의 천연 감미료로써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설탕을 구하기 어렵게 되자 그 대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다. 개발된 동기는 아스파탐(Aspartame, APM)과 비슷하지만 아스파탐은 인공적으로 합성된 것이고 자일리톨은 식물로부터 추출해서 얻어진 천연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자일리톨은 설탕과 달리 열을 가해도 쉽게 갈색으로 변하지 않아 과자나 빵, 케이크 등에 쓰긴 어렵고 식감도 부드럽게 녹아드는 설탕과 달리 약간 차가운 느낌의 단맛이 난다. 그래서 급한 김에 설탕대체재로 개발되기는 했어도 식품으로써 설탕만큼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화학식은 (CHOH)3(CH2OH)2이다. 넓은 의미로 볼 때 당알코올(Sugar alcohol)그룹 중 하나이며 동일계열의 5탄당 종류인 아라비톨(Arabitol), 리비톨(Libiitol)등과는 서로 이성체 관계이다.

자일리톨의 구조식
자일리톨의 구조식

(중간의 탄소 3개를 기준으로 자일리톨은 시스-시스-시스이고 아라비톨은 시스-트랜스-트랜스, ‘리비톨은 트랜스-시스-트랜스 결합을 하고 있다)

당알코올이란 술, 즉 일반적인 에틸알코올처럼 섭취하면 취하게 만드는 알코올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취하지 않고 간 손상도 없으며 알콜 중독자들에게도 안전한 성분이다.

자일리톨은 일반 설탕과 비슷한 단맛을 내면서도 발생되는 열량, 즉 칼로리는 40%나 적다. 충치예방 효과가 있는 감미료로 잘 알려진 자일리톨은 치약, 박하사탕, 껌 제품, 과자나 그 밖의 다른 여러 식품들에 사용되고 있으며 자작나무에서뿐만 아니라 떡갈나무나 옥수수, 벚나무, 기타 채소 등에서도 추출할 수 있다.

자일리톨은 충치를 발생시키는 주 원인균인 뮤탄스 균(Steptococcus mutans)을 억제하는데 뛰어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효능은 자일리톨 특유의 5탄당 구조 때문이다. 본래 6탄당 구조인 당분을 소르비누스 균(Streptococcus sorbinus)과 뮤탄스 균등 여러 충치유발 세균이 섭취하게 되면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고 이때 생성되는 산이 치아표면을 부식시켜 치아우식증이 시작되게 된다.

이렇게 세균의 먹이가 되는 6탄당과는 달리 5탄당은 충치 유발균이 분해를 하지 못해 산의 생성이 억제되며 결과적으로 칼로리원을 확보하지 못한 세균 자체가 제거되는 효과를 나타낸다. 이러한 자일리톨에 의한 충치예방 효과는 1990년대 들어서야 뒤늦게 알려졌다.

즉 충치 유발균이 증식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주로 포도당, 과당 등의 당성분이 그 에너지가 된다. 자일리톨도 당은 당이라서 충치 유발균이 일단 흡수하지만, 탄소원자가 5개로 구성된 5탄당이라 분해하지 못하고 그대로 배출한다. 그걸 다시 흡수하고 배출하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에너지를 얻지 못해 성장이 중지되고 결국 사멸하는 원리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일리톨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설사가 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 외에도 설탕의 부정적 측면 중 하나가 바로 혈당치와 인슐린 레벨의 증가이다. 높은 과당 수치 때문에 많은 양의 설탕을 섭취할 경우 인슐린저항과 여러 종류의 대사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자일리톨은 과당을 전혀 함량하고 있지 않아서 혈당수치와 인슐린 분비과정에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자일리톨의 당지수(GI)7로 일반 설탕이 60-70인데 비해 현저히 낮다. 따라서 자일리톨은 많은 식품과 요리에 다이어트 재료로 사용되며 설탕보다 칼로리가 40%나 적고 당지수가 낮기 때문에 당뇨, 비만 등이 있는 경우 설탕 대체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동물실험에서 자일리톨이 콜라겐(Collagen) 생성을 증가시켜 바람직하지 않은 외부환경이나 연령증가에 따른 조직이나 피부의 노화를 늦춰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골 강화 효과도 발휘한다. 즉 자일리톨은 골다공증 예방효과가 있는데 이는 위장관내 소화시스템에서의 칼슘섭취를 증가시켜 혈중 미네랄 함량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한편 구강 내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염증은 많은 구강 외 감염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구강에 서식하는 병원성 박테리아가 외이도(外耳道)나 내이도(內耳道)에서 귀() 질환을 일으키곤 하는데 이는 어린이들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일리톨이 이러한 귀 질환을 일으키는 곰팡이균이나 박테리아들을 사멸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 연구에서는 귀 질환에 감염된 어린이들이 자일리톨 껌을 꾸준히 씹는 것만으로 감염률을 40%까지 낮출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자일리톨은 박테리아 뿐만 아니라이스트칸디다 균의 표면에 달라붙어 감염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증식을 억제한다. 그러므로 다양한 균주들에 의한 감염성 질환인 경우에 자일리톨을 사용하면 병원성 박테리아는 27-75% 가량 감소한 반면 정상균주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효과에 의하여 자일리톨은 매스틱(Mastic), 프로폴리스(Propolis)와 함께 세계 3대 천연 항균물질로써 효능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국내에서 자일리톨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광고 때문에 충치발생률이 오히려 증가한 적이 있다. 발매초기에는 식품에 함유된 전체 감미료 중 자일리톨 함량이 70%가 넘는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충치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진 함량 100% 제품은 치과의원이나 구강위생용품 전문점에서만 구할 수 있었다. 치아우식증 예방을 위해서는 함량100% 제품을 최소한 하루 5~10g 사용해야 되는데 자일리톨 100% 코팅껌도 함량이 1g 이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저용량 제품만 사용하여 구강건강개선 및 충치예방 효과를 전혀 얻을 수 없었던 것이다.

더구나 역효과를 낸 것은 자일리톨 제품을 칫솔질 후에 사용하도록 권장되었지만 식사 후에 칫솔질은 아예 생략하고 자일리톨 껌만 씹거나 사탕을 빠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예방치과학회에서는 자일리톨에 대해>

1. 충치가 많이 발생하는 어린이들이 사용하면 효과적으로 충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2. 구강건조증이 있는 분들이 자일리톨을 사용하면 침의 분비가 촉진되어 결과적으로 충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3. 자일리톨은 사용하면 치아표면의 세균막이 감소되기 때문에 치주질환이 있는 사람도 매일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좋은 효과를 나타냅니다.
4. 설탕보다 칼로리가 적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효과적입니다.
5. 인슐린과 관계가 없으므로 당뇨병 환자를 위해서도 널리 사용됩니다.
라고 홍보하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글_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과·자동차보험 심사위원 
치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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