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백(黃柏; 영문명, Amur Corktree)

황백나무(학명; Phellodendron)와 황백피(黃柏皮; Phellodendron Bark)
황백나무(학명; Phellodendron)와 황백피(黃柏皮; Phellodendron Bark)

황백(黃柏)나무 또는 황벽(黃蘗)나무는 운향과(藝香科)의 넓은 잎 큰키나무로 낙엽활엽교목의 일종이며 일명 황경피나무라고도 한다. '황벽나무'라는 이름은 나무껍질 안쪽 목재부의 색깔이 황금색이므로 껍질을 벗기면 노란 벽이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조선왕조실록』 「정조 40에서 1794(갑인년) 63(무오일)의 기록 중 울릉도의 수토 결과에 관해 강원도 관찰사 심진현이 장계하다에서, ‘대저 섬의 둘레를 총괄하여 논한다면 남북이 70, 80리 남짓에 동서가 50, 60리 남짓 정도이고 사면이 모두 층암절벽이며 사방의 산곡에 이따금씩 옛날에 사람이 살던 집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지로 개간할 만한 곳은 도합 수백 섬지기쯤 되었으며 자라고 있는 수목으로는 황백나무, 노송나무, 참나무, 잣나무, 뽕나무, 개암나무 등이 있고 잡초로는 미나리, 아욱, , 모시풀, 닥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그 외에도 이상한 나무와 풀들은 이름을 몰라서 다 기록하기 어려웠습니다.’라는 보고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울릉도에 황백나무가 많이 자생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황백나무는 약용으로 뿐만 아니라 천연염료로도 매우 중요하다.

1966년 불국사 석가탑을 보수하기 위해 해체하였을 당시 석가탑 기단 중앙부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국보 제126)도 황백나무에서 추출된 황색염료에 의한 방부, 방충, 살균작용의 영향으로 1300여 년이란 긴 세월을 무사히 견뎌냄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현존 목판축장본(木版蓄藏本)이 되었다.

황백나무는 큰키나무여서 높이 10~20까지 자란다. 수피는 회색으로 코르크가 발달하여 깊게 갈라지며 내피는 노란색을 띤다. 잎은 마주나기로 달리는데 5~13개의 작은 잎으로 된 깃털형 겹잎으로써 길이가 5~10쯤 되는 난상타원형이다. 잎의 끝이 뾰족하고 표면에 윤기가 있으며 뒷면은 연한 녹색을 띠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암수딴그루로서 4-5월 무렵에 노란색 꽃이 가지 끝에 달린다. 열매는 둥근 핵과인데 지름 약8~10정도의 공 모양으로 9-10월쯤에 검붉게 익는다. 증식은 종자채취 후 과육을 제거하고 노천에 매장하였다가 봄에 파종한다. 황백나무는 주로 깊은 산에 많은데 한국에서는 전라남도를 제외한 각 지역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호랑나비를 비롯한 나비의 애벌레들이 특히 좋아하여 많이 서식하는 나무다.

황백나무는 그 껍질(황백피; Phellodendron Bark)를 주로 약용으로 사용하는데 황백나무의 수령에 따라 두께나 크기에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두께 24mm의 판 모양이거나 반 판상 또는 조각으로 쪼개진다. 껍질의 바깥 면은 황갈색이고 내부는 짙은 갈색의 피목을 약재(건재; 乾材)로 판매한다. 냄새는 없지만 씹어 보면 점액성의 쓴맛이 있다. 외피 부의 유세포 층에는 starchcalcium oxalate로 이루어지는 수많은 단정이 있고 섬유 속은 계단상으로 여러 층의 미세한 원을 이루고 있는 구조이다.

황백피는 미각반사 항진작용으로 위액분비를 촉진시키고 식욕증진 효과도 크다. 그래서 삼계탕이나 도가니탕 등에 필수재료중의 하나로 사용되지만 평소에 몸이 차고 설사가 자주 나는 사람들은 증세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섭취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황백은 혈당저하 작용도 한다. 인슐린 분비 및 민감도 증가, 간에서의 당 생성조절, 말초조직세포에서 당 분해증가, 장내 당 흡수율저하, 지방대사 조절 등으로 혈당관리 및 지방대사 관리에도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또한 폐렴균, 포도알균 등에 대하여 발육저지 작용을 나타냄과 동시에 장내미생물 조절, 피부나 점막에 서식하는 세균의 살균효과까지 보유한다.

황백나무의 주피를 벗겨낸 줄기껍질에 함유된 성분 중 가장 중요한 약효를 나타내는 성분은 berberine이다. Isoquionoline alkaloidprotoberberine class중의 하나인 berberine 성분은 건조시킨 황백피 내에 0.62.5%나 함유되어 있다.

그 외에도 palmatine, jateorrhizine, magnoflorine, norcoralydine, menispermine, guanidine, condicine, obacunone, limonin 등의 유효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Berberine은 종양세포의 번식을 저지시키고 항바이러스, 항염, 면역증진기능을 보유한다. 그 외에도 박테리아, 원충류, 곰팡이 등에게 광범위한 항균효과를 보인다. 또한 황백 70% ethanol 추출물로부터 분리시킨 단리 화합물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berberine, palmatine, jatrorrhizine, obacunone4종의 화합물 모두가 LPS(lipopolysaccharide)로 야기되는 염증반응에서 다양한 매개인자들에 대한 억제활성을 발휘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두 종류의 황백피 중 Cortex Phellodendri ChinensisCortex Phellodendri Amurensis보다 강력한 proteinTNF-α, IL-1β, IL-6, COX-2 mRNA의 감소율을 보임으로써 더욱 큰 항염증 효능을 나타낸다. 즉 황백피에서 추출되는 Alkaloids 종류인 palmatine, berberine, jatrorrhizine의 경우 LPS로 유발된 주요 염증 매개인자인 NO, COX-2, PGE2 iNOS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였으며 각 염증매개인자의 전사단계인 mRNA expression에서부터 저해작용을 발현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또한 황백추출물은 항바이러스 유전자와 사이토카인의 mRNA 유도를 촉진하여 바이러스 복제율을 감소시킨다. 이에 관련된 실험에 의하면 Type I IFN 메커니즘에 의해 유도되는 항바이러스 기전에 따라 황백추출물로 처리한 마우스에서 인플루엔자 A subtypes (H1N1, H5N2- 22 -H7N3 and H9N2)감염에 의한 치사량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황백은 2016년 바이러스질환인 메르스(MERS)’의 사회감염이 큰 이슈가 되었을 때 면역력을 증강시켜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천연약재로 국내 TV방송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황백추출물의 항암작용도 확인되었다. berberine, palmatine, jatrorrhizine50μg/ml 이하의 농도에서 대부분의 암세포 주 EC50 수치를 떨어뜨림으로써 효과적으로 암세포 증식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57BL/6 생쥐를 사용한 실험에서 matrigel 및 황백 추출물과 그 유래 화합물을 근육주사하고 5-7일 후 matrigel을 꺼내 새로운 혈관생성정도를 관찰한 결과 berberine, jatorrhizine이 뛰어난 혈관신생 억제능을 보였다. 그리고 전이능이 높은 mouse 대장암세포인 CT26 세포를 balb/c mouse의 꼬리정맥에 주사하여 폐 조직에 암 결절(tumor nodules)을 유발시킨 후 황백추출물을 투여한 결과 berberine, jatorrhizine, palmatine, obacunone, limonin성분이 폐에 생성된 종양결절 수를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로써 황백피의 암전이 억제능, 즉 항암작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황백 추출물은 이처럼 항염증작용, 항균작용, 단백질생합성 및 활성조절, 항바이러스 작용, 항암작용 등을 나타낸다. 따라서 용도가 다양한 의약품으로써 뿐만 아니라 천연화장품, 천연비누나 치약, 치은연고, 가글제를 비롯한 각종 구강용 제제에도 유효한 첨가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본 ‘라이온제약’의 황백함유 약용치약 ‘덴토헬스 sp’
일본 ‘라이온제약’의 황백함유 약용치약 ‘덴토헬스 sp’
김영진 박사
김영진 박사

                                            (다음 호에 계속)

글_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치과·자동차보험 심사위원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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