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甘草; Glycyrrhiza uralensis)
감초(甘草)는 쌍떡잎 장미 목 콩과식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중국북동부와 시베리아, 몽골, 중국북부 등지에 분포한다. 뿌리는 건조시켜서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그 맛이 달다.
모든 천연약재와 배합이 잘 되고 각종 화합물이나 독소에 대해 중화, 해독작용을 하므로 어느 자리에나 빠짐없이 끼어드는 사람을 '약방의 감초'라고 일컫는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주로 재배하는 감초는 ‘Glycyrrhiza uralensis Fischer’ 종으로 유럽이나 미국에는 우랄감초, 중국감초라고 알려졌으며 약재로 주로 쓰인다.
반면 유럽과 미국에서 주로 재배되는 리코리스(Liquorice 또는 licorice)종은 학명이‘Glycyrrhiza glabra L.’ 으로 한국에서는 민감초 또는 유럽감초라고 부르며 일부 약재로도 쓰이나 사탕이나 과자를 생산하는 감미료의 원료로 주로 활용된다.
고대에서부터 약용 또는 주술용으로 사용되던 술에는 단맛을 내기위해 감초가 많이 들어갔다. 그리하여 서양감초인 리코리스(Liquorice)라는 이름으로부터 유래된 리큐르(Liqueur)가 오늘날 모든 술을 지칭하는 어원이 되었다.
다 자란 감초의 키는 1.5m 정도이며 튼실한 곧은 뿌리가 있다. 잎은 깃 모양이며 7-8월에 옅은 남보라색 꽃이 이삭모양으로 핀다. 뿌리와 줄기 밑 부분을 감미제와 약재로 사용한다. 열매는 활처럼 굽은 꼬투리이며 겉에 부드러운 가시털이 있다. 햇볕이 잘 들고 강우량이 적은 곳으로 배수가 좋은 모래땅이나 자갈이 섞인 땅에 15~20cm 간격으로 씨를 뿌려 재배한다.
또는 1년생의 뿌리를 캐어 약 15cm 길이로 잘라 5cm깊이로 심거나 땅위로 올라온 줄기를 나누어 번식시키기도 한다. 보통은 가을이나 봄 어느 때나 심어도 되지만 추운 지방에서는 봄에 심는 것이 가장 좋다. 감초는 날씨가 건조하면 관수를 해주어 적정한 습도를 유지해 준다. 강수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배수를 좋게 해주어 뿌리가 썩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7세기의 중국, 당나라시대 장안의 관료집단의 생활상을 주로 기술한 ‘조야첨재’에 나오는 기록에 의하면 서기 668년 고구려의 평양성을 함락시킨 다음 당나라군의 ‘곽정일’이라는 장군이 글깨나 쓸 줄 아는 ‘옥소’라는 고구려여인을 자신의 노비로 삼았다고 한다.
그녀는 한자어로 ‘극주염(劇姝艶)’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고구려에서 높은 신분이었던 아름답고 요염한 미녀였다. ‘곽정일’은 ‘옥소’를 노비로 삼은 후 식사준비를 비롯하여 곳간까지 관리하는 하녀로 부렸는데 ‘곽정일’에게 잦은 성적 괴롭힘까지 당하던 ‘옥소’가 앙심을 품고 ‘곽정일’이 먹을 단죽에 독약을 넣어 먹인 후 패물을 챙겨 도망갔다, 단죽에 섞인 독약을 먹고 죽어가던 곽정일이 토감(土甘). 즉 감초를 달여 마시고 해독을 하여 목숨을 건졌다. 그리고 함께 도망가던 고구려인들은 평양성 광장에서 ‘옥소’와 함께 모두 참수당하고 말았다고 한다.
감초는 그 맛이 달기 때문에 추출물을 가공하여 각종 식품에 첨가하거나 과자를 만들기도 한다. 설탕이 등장하기 전에는 꿀, 산딸기와 더불어 단맛 내는 재료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서양에서 가장 흔한 사탕이 감초사탕이고 젤리벨리 브랜드에도 감초 맛 젤리빈이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약 냄새가 난다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감초에 함유되어있는 약용성분들은 글리시리진(Glycyrrhizin), 글라브릭산(Glabric acid), 슈크로즈(Sucrose), 글루코즈(Glucose), 리퀴리틴(Liquiritin), 리코리시딘(Lycorisidine)등이 있다. 2003년에 독일 프랑크프루트대학 ‘인드리히 시나틀’ 박사팀은 C형 간염과 에이즈(AIDS) 바이러스 치료에 이미 효과가 증명된 항 바이러스제인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이 사스(SARS)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그 외에 글리시리진은 디프테리아 독소와 뱀독, 복어 독 등에 해독효과가 있으며 파상풍의 치료약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감초에는 스테로이드(Steroid)가 들어 있다. 감초의 효과는 스테로이드의 효과에 불과하다”라는 속설이 있으나 이런 인식은 부적절한 것이다. 감초의 성분분석 결과, 모두 126종의 알칼로이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스테로이드로 분류할 만한 물질은 단 2종이며 그중 하나는 콩류 식물에 일반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스티그마스테롤(Stigmasterol)’이고, 나머지 하나는 거의 모든 식물에 포함되어 있는 ‘‘베타시토스테롤(Beta-sitosterol)’이다.
하지만 실제로 감초의 주성분인 글리시리진이 스테로이드를 대사하는 효소 가운데 하나인 11ß-hydroxysteroid dehydrogenase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서 다량 복용 시 염류코르티코이드 유사효과가 나타나 ‘위 알도스테론 혈증’을 초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감초 유발성 ‘위 알도스테론 혈증’이란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감초 내의 ‘글리시리진(glycyrrhizic acid)’이 체내에 흡수된 후 ‘글리시레트 산(Glycyrrhetic acid)’으로 바뀌어 스테로이드 대사효소에 의한 스테로이드 분해를 저해함으로써 일시적으로 혈중 스테로이드 농도가 증가하는 현상으로써 감초의 복용을 중지하면 곧바로 사라진다.
일종의 감초 부작용으로 핀란드에서 작성된 통계에 의하면 임신기간 중 감초를 복용한 사례가 있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조산아 출산율이 2배 이상 증가하며 감초의 복용량에 비례해서 조산 율이 더욱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임산부가 감초의 글리시리진산에 노출된 분량이 주당 250~500mg 이상의 고용량에 의한 것인데 이는 주로 식품에 감미료로 첨가된 감초성분에 의한 것임이 밝혀졌다.
감초의 안전성과 관련해서 감초의 글리시리진의 쥐에서의 반수 치사량(LD50)은 4g/kg b.w. 이상이다. 대표적인 감초의 부작용으로 지목되는 위 알도스테론증도 글리시리진의 양과 복용 기간에 따라 좌우되는데 쥐 실험에서 kg당 200-400mg까지는 장기복용 시에 안전했으며 미국이나 유럽등지에서 감미식품으로서의 섭취 상한(ADI)은 몸무게 kg당 하루 0.2mg가량으로 되어있으나 이를 초과하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에 대한 보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감초의 과량복용에 의한 부작용에 대해 5건의 사례가 보고되어 있는데 보통 하루 glycyrrhizic acid 400mg 이상 고용량 섭취한 경우에 저칼륨혈증이 발생하고 민감한 사람은 매일 100mg씩만 섭취해도 저칼륨혈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루 10mg 아래의 용량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감초추출물에 함유된 ‘HOLICOLESS’는 위궤양이나 위암의 유발균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 pylori)’를 효과적으로 제균할 뿐만 아니라 기타 위 손상요인으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작용이 시험관시험, 동물시험, 인체적용시험 등을 통하여 과학적으로 확인되어 건위 소화제로 활용된다. H. pylori 억제기능은 ‘HOLICOLESS’의 Helicobacter pylori 유전자합성저해(DNA gyrase, Dihydrofolate reductase)효과에 의한 것이다.
‘HELICOLESS’가 위궤양이나 위암유발을 억제하는 이유 중 또 하나는 항산화효과(높은 ORAC Value) 및 항염증효과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염증효과는 주로 염증반응에 관여하는 Prostagladin, Thromboxane, Leukotriene의 생성을 저해함으로써 발현한다.
이탈리아의 마비스(MARVIS)치약에는 글리시리진이 제거된 감초추출물 (deglycyrrhizinated glycyrrhiza glabra extract)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HELICOLESS’의 항균효과와 항산화 효과, 그리고 항염증효과를 구강용품 영역에 활용하여 제품화한 경우이다.
글_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건강보험심사 평가원 치과·자동차보험 심사위원
치의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