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담배(아편; 阿片, 영문명 Opium)-1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 열매와 꽃
아편의 원료가 되는 양귀비 열매와 꽃

아편은 특이한 냄새와 쓴맛이 매우 강하고 환각과 쾌감, 진통작용을 나타내며 특히 인류역사상 가장 강력한 마약으로 꼽히는 헤로인의 원료인 모르핀을 12%나 함유하고 있다. 아편을 채취하는 양귀비는 이년생 초본식물로써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의 소아시아 지방이며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약용식물중의 하나이다.

이란에서 발굴된 기원전 3,000년경의 석판에 수메르인의 양귀비 유액채취에 관한 기록이 새겨져 있고 당시의 공예품에서도 양귀비 꽃문양을 발견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미 기원전 3,400년경부터 메소포타미아에서 양귀비의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추측된다.

기원전 2,000년경에는 이란지역으로부터 유럽과 중동, 중앙아프리카로 양귀비의 재배가 전래되었다. 기원전 1,500년경의 이집트에서 아편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파피루스 문헌이 발견되었는데 이 기록에 의하면 아편은 당시 이집트에서 진통제와 지사제등의 약제로 널리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아편의 발견자가 여신 데메테르로 되어 있으며 아편의 효과를 나타내는 주성분인 모르핀이란 이름은 꿈의 여신인 ‘Morpheus’로부터 유래되었다.

기원전 300년 무렵 그리스의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의 저서에서도 아편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으며 서기 1세기경의 그리스 출신 로마 군의관이자 네로황제의 주치의였던 디오스코리데스는 저서에서 아편의 채취법과 약효에 관한 설명을 기술했는데 그 내용에 의하면 아편은 이미 그 시대에 진통제 겸 수면제로 널리 이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영어로 아편을 의미하는 오피움(opium)’이란 단어는 그리스시대의 라틴어 이름인 ‘opium’에서 유래된 것이다. 양귀비에서 아편을 추출하는 법이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opium’중국어인 '아편(阿片)'으로 음역되었다. 하지만 그토록 오래 지속되었던 유럽에서의 아편사용은 서로마 제국의 멸망으로 인하여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양귀비 열매의 유액에는 코데인(Codeine)’파파베린(Papaverine)’, ‘테바인(Thebain)’, ‘노스카파인(Noscapaine)’등 모두 25종의 알칼로이드(alkaloid) 함유되어 있다. 코데인은 진해효과가 커서 오래된 기침이나 해소에 잘 듣는다.

양귀비꽃은 5-6월에 피며, 열매의 유액을 모아 아편을 만드는데 열매가 미숙한 상태일 때 상처를 내면 유즙을 분비한다. 전통적인 채취 방법은 덜 익은 열매를 긁어서 상처를 내어 이 유즙을 채취하는 것이다. 즉 열매에 상처를 낸 후 유액이 말라서 끈적끈적한 짙은 황색 잔존물이 생기면 긁어서 떼어낸 것이 바로 아편이다. 하지만 현대적인 공정은 익은 열매를 기계로 가공하여 채취한다.

양귀비의 키는 평균 50-150로 자라고 줄기 전체에 털이 없다. 줄기에 털이 있는 것은 관상용 양귀비로써 개양귀비 또는 꽃 양귀비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모르핀과 같은 마약성분을 일체 함유하지 않는다.

아편 계열의 진통제(Opioid), 즉 모르핀계 진통제나 진정제들은 신속한 진통, 진정 효과를 나타내는데 대부분 정신적인 요소의 통증에 더 큰 효과를 보인다. 또한 아편은 설사나 이질에 효과적인 지사제로써 뿐만 아니라 관절통, 복통뿐만 아니라 불면증 해소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약효가 인간에게 발견된 이후 수천 년 동안 아편은 쾌락을 추구하거나 유용한 약물로써 인간의 역사와 고락을 함께 해왔다.

아편을 사용하면 부작용으로 메스꺼움과 구토를 일으킬 수 있고 고용량에서는 저혈압과 서맥이 일어나며 축동(縮瞳)은 아편의 과용을 진단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아편은 항 이뇨호르몬, 황체자극호르몬, 성장호르몬의 유리를 자극하지만 황체화 호르몬의 분비는 억제한다.

아편계열의 약물들이 결합하는 중추신경계 내의 특별한 수용체(아편 또는 모르핀 수용체; Opiate receptor)1973솔 스나이더(Sol Snyder)’캔더시 퍼트(Candace Pert)’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다. 즉 아편을 비롯한 모든 마약성 진통제는 고유의 선택적 결합부위인 모르핀 수용체(Opiate receptor)’에 작용하여 도파민(Dopamin)’의 유리를 촉진하고 유해자극에 대한 반응성도 둔화시키는 동시에 내인성 펩타이드에 속하는 enkephalin, endorphin, dynorphin등도 모르핀과 상호작용을 시작하면서 진통효과가 나타난다.

한편 동통유발 부위에서 발생된 통증을 중추신경계로 전달하는 경로에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P물질(substance P, SP)’등이 관여하는데 모르핀은 이들에 대해 일종의 억제성 물질로 작용한다.

즉 모르핀은 발생된 동통의 하행성 전달기전 중 중뇌수질 부위의 회백질(periaqueductal gray, PAG)’에서 ‘nucleus raphe magnus’로의 통증전달 차단효과를 나타냄으로써 매우 우수한 진통효과를 발현하는 것이다.

마약성 진통제의 수용체에는 μ, κ, σ, δ4종류가 있는데 μ 수용체는 상부척수로 전달되는 통증에 대한 진통이나 호흡억제뿐만 아니라 다행감, 신체의존성과 관련이 있으며 κ 수용체는 척추마취, 동공수축, 진정효과와 관련된다. ‘σ 수용체는 불쾌감이나 환각, ‘δ 수용체는 행동과 연관이 있다.

마약성 진통제는 대부분 모르핀 수용체 중 μ 수용체와 강력한 친화성이 있어 운동중추 또는 지각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용량으로 상부척수로 전달되는 통각 구심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동통을 완화시킨다. 동시에 화학수용체촉발대(CTZ, chemoreceptor trigger zone)를 자극함으로써 구토반사를 야기하며 담낭 및 담낭괄약근 수축으로 담도 압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모르핀의 투여량을 증가시키면 마취작용이 발현하는데 양을 더욱 늘리면 호흡이 억제되어 사망한다.

진통작용을 나타내는 성인 상용량은 약 10~15mg이지만 장기적인 반복투여 시에는 내성이 증가하여 5g까지도 증량이 가능하게 된다.

이와 같이 아편은 쾌락과 환각을 나타내는 마약으로써 뿐만 아니라 마취제와 진통제로써, 지사제와 진해제로써 그리고 진정제로써 오랜 세월동안 사랑받고 요긴하게 쓰여 왔으나 의존성이 매우 강한 중독성 물질로 밝혀지면서 세계적인 증오와 기피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한편 모르핀 수용체(opite receptor), 즉 모르핀이 결합하는 특수한 단백질이 뇌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의미는 뇌 속에서 이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내인성 물질도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뇌 속에도 모르핀과 같은 작용을 가진, 스스로 만들어내는 물질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많은 학자들이 이렇게 내재된 마약성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1975년 인간의 뇌에는 모르핀보다 1백 배 정도나 강력한 도파민 방출효과를 보유하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마약성 물질이 존재하고 있음이 발견되었다. 학자들은 이 물질을 뇌 속에 존재하는 내인성 모르핀(endogenous morphine)’이라 칭하고 이를 줄여서 엔돌핀(endorphine)’이라 명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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