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

심부름을 한 아이에게 심부름 값을 주는 것이 좋을까? 주지 않는 것이 좋을까?
성적 향상을 전제로 아들에게 최신형 플레이스테이션(비디오 게임기)을 사주기로 한 약속은 옳은 것인가?

매년 돌아오는 친구의 생일, 어떤 선물이 좋을까? 현물? 현금?
직원들의 동기유발을 위해 현금 보너스를 지불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최고급 휴양지로 휴가를 보내주는 게 좋을까?

 

원제 Amazing Decisions 댄 애리얼리 지음 | 이경식 옮김 | 맷 트로워 그림 | 청림출판 | 2020년 08월 출간
원제 Amazing Decisions 댄 애리얼리 지음 | 이경식 옮김 | 맷 트로워 그림 | 청림출판 | 2020년 08월 출간

치의들 사이에서 오래 전부터 구전(口傳)되는 격언이 하나 있다. “최고의 인센티브는 노(no) 인센티브이다.”라는 말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장을 처음 접했을 때 두 가지 의문이 들었다.

첫째, 사실인가?
둘째, 그 과학적인 또는 이론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고교 1학년 진학 후 치르는 첫 수능 모의고사 점수가 너희 학생들의 최종 대학수학능력점수이다.”, “평생 보는 환자 수는 정해져 있다.”, “무릇 치의란 개별 치아가 아니라 인간을 치료하는 직업인이다.”라는 문장들처럼 인쇄된 글이 아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말들 대부분 그러하듯 앞서 언급한 격언 역시 그럴듯한 포장과 빈약한 근거의 조합을 갖추었다.

즉, “The best incentive is no incentive."라는 문장은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 이론적 근거나 결론 도출의 논리적 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한민국 치의들 사이를 둥둥 떠다니고만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마이클 조던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그랜트 힐과 카이리 어빙의 듀크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의 세계적 권위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가 이 글의 첫머리에서 필자가 던졌던 질문들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준다. 아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근거들과 함께.

컵라면이 익는 시간 3분조차 기다리기 힘들어하는 성격 급한 한국인들을 위해 선두(先頭)의 질문들에 대한 대답부터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심부름을 한 아이에게는 심부름 값이라는 금전 대신 칭찬 등 다른 정서적 보상(reward)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적인 차원에서 더 좋다.

둘째, 성적 향상을 전제로 아들에게 플레이스테이션을 사주기로 한 약속은 옳지 않다. 향후 자발적이고 내재적인 동기 유발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셋째, 현금을 생일 선물로 전할 경우 받는 이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
넷째, 직원들의 동기유발을 위해서는 현금 보너스보다 여행이 더 좋다.

굿이어(Good year)라는 유명 타이어 회사가 금전적인 보상과 비금전적인 보상이 직원들의 동기유발과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 및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회과학실험을 단행했다 .1)

1995년, 굿이어는 신제품 ‘아쿠아트레드(Aquatred)’를 출시하면서 여섯 달 동안 한 집단의 영업사원들에게는 현금 보너스를 지급했고 다른 집단의 영업사원들에게는 같은 금액에 해당되는 물품이나 여행권을 보너스로 지급했다. 그 결과 비현금 보너스를 받은 집단의 매출이 46%나 더 높았다.

댄 애리얼리에 따르면 직원과 직장 사이의 정서적 연결성을 생성 및 강화하는 데 비현금 보너스가 현금 보너스에 비해 더 효과적이다. 그의 의견을 빌리자면 현금 보너스는 일시적으로 효과를 거둘지언정 지속성이 약할뿐더러 심지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반면 선물, 여행, 복지 등 사회적인 차원의 동기부여는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효과를 발휘한다.

“최고의 인센티브는 노 인센티브이다.” 라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이다.
노 인센티브는 직원들의 퇴사의욕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고, 현금 인센티브는 효과가 적거나 역효과를 부를 것이며, 비현금 인센티브는 근무의욕을 고취시켜줄 것이다.

우리는 어떤 영화 또는 소설이 흥미롭게 전개되다가 엉뚱한 해피엔딩으로 귀결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번 글이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미리 예고하는 바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금보다 비현금 선물, 특히나 여행과 같은 경험은 받는 이에게 큰 만족과 반향을 제공한다. 올해 부모님 생신선물은 직접 모시고 떠나는 여행이 어떠할까? ≪만화로 보는 댄 애리얼리 최고의 선택≫과 함께.

不孝父母 死後悔(불효부모 사후회) -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 중 첫째

1) Sebastian Kube, Michel André Maréchal, and Clemens Puppe, "The Currency of Reciprocity: Gift Exchange in the Workplace," American Economic Review 102, no. 4 (2012): 1644-62

김병국 원장
포항죽파치과 원장
슬기로운 개원생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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