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공공정책 두 번째 시간인데요. 11장 공공정책에서 효율에 대해 말씀하실 참이었어요.
샘: 그렇죠. 효율과 형평이 자주 떠오르는 개념이라고 했었죠. 우선 말이죠, 효율이란 말을 할 때 물리학이나 공학에서의 용법을 따르는 경향이 있어요.
강: 경영학이나 의사결정론을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바라는 것에 두는 가치와 그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을 곱한 값으로 선택을 한다고 하잖아요.
샘: 하하, 그래요? 들어봐요. 효율은 아웃풋을 인풋으로 나눈 값이죠? 효율 1이라는 값은 기계에서는 한계 또는 달성 불가능한 이상인데, 기계마다 개개의 효율이 수치로 있어 비교를 할 수 있지요.
강: 너무나도 당연하신 말씀이십니다, 선생님.
샘: 그런데 말이죠, 우리가 물리학이나 공학의 영역을 벗어나는 순간, 정확성은 물 건너가는 겁니다. 계량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 유용한 정확한 수치라고 가정하고 싶지만, 그렇게 가정해선 안 되죠. 그러고 싶지만 그건 잘못된 거니까요.
강: 그래서 사회경제약학에서 경제성 평가를 하거나 보건학에서 정책평가를 할 때, 비용효과 또는 비용편익이란 언어를 쓰는데 죄다 틀렸단 말씀인가요?
샘: 물론 그런 평가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정해요. 하지만 아무리 그런 새 이름을 입혀 본다한들 부정확성은 남는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겁니다.
강: 예, 비용이나 효과, 두 가지 항목의 세부항목을 뭘 가져올지 그것에 어떻게 수치로 값을 부여할지, 모두 모종의 가정을 전제로 하긴 하니까, 선생님의 우려는 인정합니다. 심지어 시간에 대한 디스카운트까지 하니까요.
샘: 그래요. 어떤어떤 가정을 전제로 했는지 항상 명확히 밝혀야죠. 하여간에 어떤 식으로 효율이라는 말을 쓰더라도, 거기엔 암묵적으로 바라는 결과가 무엇인가에 대한 전제가 깔리게 되지요.
강: 예, 물론요, 선생님.
샘: 고전물리학에서는 그게 잘 정의되어 있어요. 자동차에 대한 일상어법에서도 맥락이 함축되어있지요. 의료에서는 어떤가요? 의료에서 효율이라는 말을 쓸 때에, 효율이라는 말이 의미를 갖게 하는 아웃풋이나 가치가 대체 뭘까요?
강: 맥락에 따라 다른데, 맥락이 서로 다른 일에 예산을 투입하는 결정을 할 때, 비교를 해야 하는 게 문제가 되는 것 같아요. 비교의 공통적인 가치가 있다기보다 서로 다른 가치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되니까요.
샘: 그렇죠! 보건예산의 효율이라는 것을 뭘 가지고 이야기할지 충분한 답을 내놓지 못했어요.
강: 그러니까, 의료에서 목표로 삼을 아웃풋에 대해 어느 정도 명확한 지점에 도달하기 전에는 효율에 대한 판단 자체가 유용성을 갖기 어렵단 말씀이시죠?
샘: 그럼요. 예를 들어봅시다. 병원에서 고압산소통을 한 대 더 사면 해마다 몇 명의 환자를 구할 수 있다고 합시다. 인구 수천 명의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지역사회 검진 사업을 지원하는 투자와 효율을 비교해 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