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지(靈芝 또는 不老草)

영지(靈芝)버섯은 여름철에 활엽수에서 돋아나는 담자균강(擔子菌綱) 구멍장이버섯목(目) 불로초과(不老草科)에 속하는 1년생 버섯이다. 영지초(靈芝草), 지초(芝草), 불로초(不老草) 또는 선초(仙草), 길상버섯(吉祥茸), 적지(赤芝)라고 부르기도 한다.

줄기는 높이가 10cm 정도이고 삿갓은 심장모양 또는 원형이며 절단면은 상하 2층으로, 상층은 거의 백색이고 관공(管孔)부분의 하층은 연주황색이다. 갓과 자루표면에 옻칠을 한 것과 같은 광택이 있다.

발생기 초기에는 난황색이며 자랄수록 황갈색 또는 적갈색으로 변하지만 완전히 성숙하면 전체가 가죽모양의 코르크질로서 나무처럼 매우 단단하고 적갈색 또는 자갈색의 윤이 난다.

갓은 반원형이나 신장형 또는 부채모양이며 표면이 편평하고 동심형의 환구(環溝)가 있다. 색깔에 따라 자지[紫芝; Ganoderma japonicum (Fr.) Lloyd], 흑지(黑芝), 청지(靑芝), 백지(白芝), 황지(黃芝)로 나누어진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북반구의 온대이북에 분포하는데 딱딱하기 때문에 직접 식용은 불가능하고 분말형태로 가공하거나 말려서 약용으로 사용한다. 또는 약주로 술을 담그기도 한다.

후한시대(後漢時代; AD 25-220)에 정리된 의서 《신농본초경》에 영지버섯이 생명을 양생하는 영약으로 기록된 이후 중국에서는 불로초의 효능으로 과장되게 알려져 이것을 채취하게 된 발견자는 반드시 황제에게 헌상하도록 의무화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사회적 이면에서는 관리나 상전에 바치는 귀한 뇌물로 빈번히 사용됐다.

삼국지(三國志)에서도 영지버섯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몸이 약한 유비(劉備)를 위해 서서(徐庶)가 자꾸 불로초로 알려진 영지버섯 타령을 하자 이에 굴복한 관우(關羽)가 크고 아름다운 영지를 구해온다. 이러한 광경을 목도한 유비가 하는 말이 ‘영지는 버섯중의 성인(聖人)인데 선생(서서)은 사람 중 성인이오.’ 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보통 자연 상태에서 발견되는 영지는 10~20cm 정도의 크기지만 생육조건이 좋은 환경에서는 굉장히 크게 자란다. 1980년대 한국에서 갓의 폭이 2m나 되는 영지가 발견된 적도 있다.  

오늘날에는 재배법이 확립되어 있어 가격이 비싸지 않아서 약용뿐만 아니라 건강식품이나 장식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한방에서는 강장, 진해, 소종(消腫)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신경쇠약이나 심장병, 고혈압, 종양성 질환 등에 사용해 왔다.

이처럼 영지버섯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서 오랜 기간 약용으로 사용돼 왔으며, 특히 기능 성분인 가노데릭산은 세포의 면역기능 증진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영지버섯은 중추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줌으로써 수면시간을 연장해 주며 칼슘과 칼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성인병을 예방해 주는 효과도 있다.

영지버섯에는 ‘스테로이드의 한 종류’로써 비타민 D의 전구물질인 ‘에르고스테롤(Ergosterol)’이 10g당 0.1~0.5mg가량 함유돼 있다. 에르고스테롤은 비타민D 부족으로 생기는 골다공증이나 골약화증 뿐만 아니라 불면증, 우울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영지버섯의 자실체(字實體)또는 균사체(菌絲體)에는 다양한 ‘다당류(β-글루칸)’나 ‘테르페노이드(Terpenoid)’가 포함되어 있다. 영지버섯뿐만 아니라 다른 버섯에도 함유된 ‘β-클루칸’을 비롯한 다양한 성분들의 항암작용이나 기타 약리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보고는 많지만 대부분 시험관실험이나 동물실험 결과에 관한 것으로 인체에 관한 임상보고는 아직 한정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센터 김호연 박사팀’이 영지버섯 추출물에서 새로운 항염증 효과를 발견하고 항염증, 항당뇨, 항산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건조 및 추출조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영지는 딱딱한 질감 때문에 분말 또는 액상형태로만 섭취되어 왔는데 장시간 건조하거나 80℃ 이상 고온에서 추출하면 유효성분이 파괴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영지버섯의 항염증, 항당뇨, 항산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건조및 추출조건을 찾다가 60℃의 열풍에 건조된 영지버섯에서 나온 가노데릭산(Ganoderic acid)이 보다 우수한 항염증작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연구자들이 영지버섯의 유효성분 파괴를 줄이고 효능을 높이기 위해 영지버섯을 다양한 온도와 시간조건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한 결과 60℃에서 열풍 건조된 영지버섯에서 추출되는 ‘가노데릭산’ 중 ‘부틸가노데릭산A’, ‘가노데릭산G’, ‘가노데릭산 B’ 등이 높은 항염증효과를 보였으며 영하 50℃ 동결 건조된 영지버섯에서 추출되는 ‘다당류’ 및 ‘가노데릭산F’ 등이 항산화 및 항당뇨 효과가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열풍 건조된 영지버섯추출물을 염증이 유발된 피부각질세포에 적용한 결과 피부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탁월한 피부의 항염증효과를 보이는 추출조건을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확인한 영지버섯 건조 및 추출방법에 대한 특허출원을 마쳤고 ‘제조방법이 항산화, 항당뇨, 항염증 활성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이 연구결과가 국제학술지인 ‘식품화학'(Food Chemistry)지에 게재됐다면서 향후 영지버섯 가공품 개발분야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G. lucidum 추출물은 전통적 한의학(TCM)을 취급하는 의사가 암치료 시에 면역시스템 강화를 위한 보조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와 관련하여 영지버섯 추출물의 항암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일련의 실험이 시행됐다. 그리고 암을 앓고 있는 총 373명의 참여자들에게 투여된 G. lucidum(Ganoderma lucidum; 영지버섯)의 약리학적 효과가 평가되었다.

이와 함께 각 실험결과의 유의한 자료통합을 위한 메타분석도 실시했다.
그 결과 항암요법에 G. lucidum 추출물을 포함시킨 실험군은 그렇지 않은 군과 대비하여 1.27배 정도 더 높게 화학요법 및 방사선을 이용한 치료방법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추출물의 단일적 사용 시 유의한 종양감소효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또한 G. lucidum 은 숙주의 면역기능을 자극시켜 CD3, CD4 및 CD8 림프구 수(%)의 상당한 증가를 유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양세포에 대한 자기방어의 지표가 되는 자연사멸 암세포 수는 약간만 상승했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하면 G. lucidum 을 투여 받은 환자 군이 그렇지 않은 군 (통제군)에 비해 치료 후 대체적으로 더 높은 삶을 질을 영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G. lucidum의 내약성은 대부분 참가자들이 대체로 양호했지만 가벼운 부작용이 산발적으로 나타났다. 즉 G. lucidum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으로 몇 건의 경미한 메스꺼움과 불면증만이 보고됐다.

위와 같은 최근의 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G. lucidum의 항 종양효과에 대한 유망성을 확인했지만 아직 효능을 확실하게 입증할 임상근거가 부족한 상태여서 앞으로 더욱 체계적인 연구와 고찰을 통해 의료 소비자에게 명확한 복합정보를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영지버섯의 섭취방법은 오래오래 달여서 물을 지속적으로 마시는 것인데 24시간 정도를 달여 주지 않으면 진액이 안 빠진다고 한다. 하지만 차가버섯과 마찬가지로 일부 유효성분은 열에 약하므로 무조건 펄펄 끓이는 것은 좋지 못하므로 미지근한 물에 오래 우려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하는 의견도 있다.

영지버섯은 10년 전만해도 자연에서 수확되는 양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1kg에 25~30만 원 정도로 상당히 비싸게 거래되었지만 재배를 통한 대량생산으로 값이 싸져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라도 유통가격이 1kg당 10만 원 이하로 형성되어 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지만 그냥 영지버섯을 살짝 뜯어 씹어봐도 느낄 정도로 쓴맛이 매우 강하다. 영지버섯은 약한 독성이 있어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현기증이나 탈모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종의 명현현상으로 온몸이 조금씩 쑤시거나 약한 통증 또는 일시적 혈당증가도 발생한다.

Ganoderma lucidum 추출물의 임상적 효과 중 항염증 및 항산화작용을 이용한 치약이나 구강용품도 개발되어 있다.

영지추출물 함유 ‘영지백고’치약(LG 생활건강)
영지추출물 함유 ‘영지백고’치약(LG 생활건강)


글_ 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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