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라(Amla, 영어명; Indian gooseberry)

암라(일명 아말라키, 학명; phyllanthus emblica)
암라(일명 아말라키, 학명; phyllanthus emblica)

 

‘암라(Amla)’는 식물분류학상 여우주머니과(科) 여우주머니 속(屬)의 낙엽교목(落葉喬木)이다. 영어명은 ‘Indian gooseberry’로써 일명 ‘아말라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인도,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인도 전역을 비롯한 열대나 아열대 기후에서 주로 재배되는데 힌두교에서는 신성한 나무로 여긴다.

잎은 레몬향이 있는 연녹색의 깃털 모양이며 열매는 공 모양으로 봄에 열려 가을이 되면 익는다.  Amla는 ‘생명의 꿀’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Amlaki'에서 이름을 따온 녹색의 반투명 과일로써 자체적인 치유력을 지니고 있는 약용 과일이다.

암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미국, 유럽 및 동남아 지역에서는 식용뿐만 아니라 의약품 및 화장품 용도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10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인도 전승의학(傳承醫學) ‘Ayurveda’에서 ‘Amla’는 어머니, 간호사, 불멸이라는 뜻을 내포하면서 우리 몸의 세 가지 도샤(Dosha), 즉 카파(Kapha), 바타(Vata), 피타(Pitta)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영약으로 알려져 있다.
‘아유르베다’ 의학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이와 같은 세 가지 기본 신체 생물학적 요소가 같은 양일 때 건강이 가장 잘 유지된다는 믿음이다. 즉 도샤(दोषः, IAST: doṣa)는 사람의 신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세 가지 물질(वात, पित्त, कफ; IAST : vāta, pitta, kapha)의 종합체로써 우리의 행동, 생각, 감정, 음식, 계절과 같이 몸과 마음을 자극하는 감각들에 반응하여(त्रिदोषोपदेशः, tridoṣa-upadeśaḥ)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인 생체 에너지를 의미한다.

암라에는 쓴맛, 매운맛, 단맛에서 떫은맛, 신맛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각적 자극이 혼합되어 있는 특이한 맛으로 유명하다. 신선한 암라 100g에는 오렌지 20개 분량의 비타 C가 들어있어 ‘수퍼프루트’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암라는 ‘카무카무’에 이어 전 세계에서 2번째로 비타민C 함량이 높은 열매이다.

일반적으로 비타민C는 열과 빛에 약한데 암라에 함유된 것은 열에 대단히 안정적이어서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더라도 나무에서 갓 수확했을 때처럼 비타민이 거의 파괴되지 않고 심지어 1년 가까이 된 말린 열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잘 보존된다. 암라에 함유된 비타민 C의 내구성과 내열성은 함께 들어있는 탄닌 성분과의 복합반응으로 야기된 것이다. 이와 같은 고용량의 아스코르빈산 외에도 암라에는 필렘블린(phyllembiln), 갈릭산(gallic acid), 지아잔틴(zeaxantin), 엘라그산(ellagic acid), 아피게닌(apigenin), 케르세틴(quercetin), 루테올린(luteolin)과 같은 다양한 폴리페놀이 함유되어 있다.
암라 100g의 열량은 33칼로리이며 단백질1g 미만, 지방1g 미만, 탄수화물8g 섬유질3g 과 함께 기타 미량원소와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한다.

암라 추출물은 인도에서 널리 사용되는 약제인 트리팔라(Triphala)의 원료이다. 트리팔라는  항산화제, 항박테리아, 항균, 소염, 항바이러스, 진통작용을 보유하여 심혈관계와 치아, 잇몸, 그리고 위장 건강을 보호하는 약제로 각광받고 있다.

암라  추출물중의 갈릭산  성분은 지방흡수를 차단하여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효능이 있고 엘라그산은 유방, 식도, 피부, 결장, 전립선, 췌장 등에서 암세포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항산화, 항바이러스, 항돌연변이 기능을 보유하며 아피게닌 역시 항암 및 항염증 효과를 나타낸다.

루테올린은 탄수화물대사와 면역체계를 조절하며 지아잔틴은 눈의 건강을 유지하고 시각기능에 도움을 주는데 암라에 풍부한 비타민A 역시 시력을 향상시키고 황반변성을 막아주는 비타민이다.

암라의 가장 일반적인 효능 중 하나는 심장을 비롯한 심혈관계 건강을 증진하는 것이다.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식물성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의 free radicals 소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심혈관계 관련 연구 결괴, 아스코르빈산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항산화제와 심혈관질환 이환율(cardiovascular morbidity)간에는 반비례관계(inverse relationship)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

즉 암라 추출물은 대동맥파 반사에 의한 cold pressor stress test로 유발되는 변화의 정도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12주 동안 매일 2회 500mg의 암라 추출물을 투여 받은 실험군에서 중성지방과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39%나 감소되었고 항혈소판 효과를 통한 혈전형성 저하를 유도, 스트레스성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그 외에도 암라의 위장보호 및 소화기계 효과도 잘 알려져 있다. 현대인들에게 많은 위식도 역류질환(GERD)은 자극적인 음식과 스트레스에 의한 위장질환 중의 하나이다. 공복 시에 나타나는 통증과 속 쓰림이 특징인 이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 68명을 대상으로 하여 4주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매일 1g의 암라 정제를 섭취한 그룹이 위약그룹보다 속 쓰림과 구토의 빈도가 40% 이상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암라는 성인형 당뇨인 제2형 당뇨환자의 혈관내피세포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즉 내피세포 기능 개선으로 동맥경화 방지, 신장보호, 저지방혈(hypolipidemic) 유도와 함께 당뇨병 치료효과도 나타낸다는 사실이 in vivo 동물실험으로 입증된 것이다. 

간보호에 있어서도 암라는 탁월한 효과를 보유한다. 즉 독립 추출(isolated)된 간 보호 플라보노이드인 실리마린(silymarin)이 동물과 인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간 보호 성분 중 하나지만 암라(amla: Phyllanthus emblica: PE)가 오히려 실리마린 보다 간 보호에 더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리마린과 암라는 free radical 소거활성, 항산화 활성, 내재성 항산화효소의 강화, 지질과산화와 염증감소 및 단백질합성자극을 포함하는 많은 간보호 기전들을 공유하며 ALT, AST, ALP 및 TP의 수준을 효율적으로 회복시킨다는 것이 확인됨으로써 실리마린과 필적할만한 간보호 효능을 보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체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는 주요 활성산소종(ROS) 생산기관이기 때문에 ROS에 의한 손상에 취약하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생산이 저하되므로 산화스트레스가 증가하여 세포기능에 점차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결국에는 노화가 일어난다.

미토콘드리아 예비 호흡 용량(Mitochondrial spare respiratory capacity)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의 중요한 측면으로써 기초 ATP생산과 최대 ATP생산 사이의 차이로 정의된다. 세포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에너지 요구량이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세포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ATP가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식물유래 폴리페놀은 ATP생산과정에서 ROS생성 억제에 관여하는 AMPKα 또는 Nrf2를 활성화시킴으로써 t-BHP에 의해 유도된 산화스트레스를 받는 세포의 ROS 수준을 낮추어 세포보호 효과를 발휘한다.

암라에 풍부한 폴리페놀, 즉 gallic acid나 ellagic acid등에 의한 AMPKα와 Nrf2 활성화는 미토콘드리아 생합성과 항산화 시스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한 암라가 미토콘드리아 호흡 용량을 향상시켜 세포기능개선과 노화방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장승희, 김민정 등이 연구, 발표한 ‘암라 추출물의 모발성장 촉진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암라 추출물의 인간 모(毛) 유두 세포증식 능을 확인한 결과 50μg/ml에서 세포증식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리고 탈모예방 효과를 분석하기 위하여 남성호르몬인 Testosterone을 Dehydrotestosterone(DHT)으로 치환하여 탈모를 유발하는 5α-reductase의 활성억제효과를 검증하였다.

TGF-β1은 정상적인 모낭의 성장기를 퇴행기로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DKK-1은 모낭세포의 괴사를 촉진하여 탈모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Negative cytokines 중의 하나로써 DHT Wnt/β-catenin 신호경로를 억제하여 탈모를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에서 암라 추출물이 5α-reductase, TGF-β1, DKK-1의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들 모두 암라 추출물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발현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암라가 보유하는 탈모방지 효과가 매우 크다는 반증이다.

또한 암라는 탁월한 항염증 작용으로 구강궤양이나 상처를 빠르게 치유시킨다. 구강염이나 치은염, 점막염 등에 암라 즙을 50%로 희석하여 가글하면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암라 복용 시 주의할 점은 항혈소판 작용으로 혈액응고가 지연되어 출혈성경향을 보일 수 있으며 졸음, 현기증 또는 저혈압이나 두통 등이 부작용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Amla함유 ‘컴플리트 케어’ 치약(Himalaya, Botanique)
Amla함유 ‘컴플리트 케어’ 치약(Himalaya, Botanique)

 

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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