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틸베(Astilbe Chinesis; 노루오줌)

‘노루오줌(아스틸베)’은 ‘범의귀과(科; Saxifragaceae)’의 ‘노루오줌 속(Astilbe)’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써 매우 작으면서도 색깔이 화사한 꽃이 덩어리로 뭉쳐서 핀다. 원래 Astilbe라는 이름은 라틴어의 a(~가 없다)와 stilbe(빛나다, 반짝이다)의 합성어로 노루오줌의 꽃이 그 다지 아름답거나 화려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관상용으로 개량이 이루어지면서 매우 아름다운 꽃으로 변신했다. 꽃은 작고 가늘며 직립 또는 아치형 줄기에 원추형 꽃차례를 이룬다.

주로 그늘진 계곡이나 시냇가 또는 등산로 주변에서 자라는 노루오줌은 고사리 같은 잎이 모여 그루를 이루고 긴 자루에 작은 꽃들이 뭉쳐서 피어나므로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아스틸베’는 1855년 7월 6일에 현대 러시아 ‘아무르 주’ 남쪽의 중국지역인 ‘헤이룽장 성’에서 ‘리처드 막’이 처음 발견했으며 이듬해에 ‘레오폴드 폰 슈렌크’가 재확인했다. 당시에 발견된 ‘중국 아스틸베’는 400~3600미터의 고도에서 주로 서식했는데 후에 발견된 분포지역에는 중국 동부, 일본 열도, 그리고 한국 등이 포함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 식물을 호칭하는 이름인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노루의 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지만 실제로 노루오줌 뿌리를 포함한 식물체에서 오줌 냄새는 나지 않는다. 뿌리에서 냄새가 나는 식물들은 그 냄새 덕분에 멧돼지나 산토끼와 같이 뿌리를 파먹는 동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때로는 곤충을 유혹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노루오줌은 우리나라의 산골짜기의 냇가나 습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키가 약 40-70센티미터이고 줄기에는 긴 갈색 털이 나 있다. 잎은 겹잎으로 2-3번 갈라져 세 장으로 된 잔잎이 2-3장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잔잎은 타원형으로 가장자리에는 아주 작은 톱니가 있다. 꽃은 붉은빛이 도는 자주색을 띠며, 7-8월에 원줄기 끝에서 원추 꽃차례로 무리 지어 핀다. 열매는 씨방이 여러 개이며 익으면 말라서 끝이 두 갈래로 갈라진다.
여름철 등산을 위해 깊은 산을 걷다가도 흔히 눈에 잘 띄는 아름다운 식물이다. 분홍빛 꽃이 고상하면서도 상당히 큰 키에 잘 어울린다. 아침 햇살이 잘 드는 반음지에서 잘 자란다.

직사광선은 좋아하지 않으며 건조한 곳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정원에 심을 때는 부엽과 퇴비 등을 충분히 넣어 유기질이 풍부하고 보습이 잘 되는 토양을 선택한다. 가을에 파종한 상자에서 본 잎이 두세 장 나와 이식할 크기로 자란 모종을 4월 중순쯤 야외로 옮겨 심는다.

노루오줌이 자라는 곳이 물가나 숲 가장자리인데 화분이나 정원에서 기를 때는 생태환경을 고려하여 잘 심고 관리를 해야만 고운 꽃을 볼 수 있다. 노루오줌 외에도 노루 풀, 큰 노루오줌, 왕 노루오줌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약재시장에서는 승마(升麻)와 닮았다 하여 소승마(小升麻) 또는 구활(救活)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품종을 개량하여 여러 가지 화려한 색으로 화단을 장식한다. 노루오줌은 토양 적응성도 뛰어나지만 추위에 잘 견디고 반음지에서도 무리 없이 자라나 정원용으로도 인기 있는 식물이다.

최근에는 소박하면서도 화려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꽃이 웨딩드레스와 잘 어울린다 하여 ‘신부 부케’로도 각광받고 있다. 예로부터 노루오줌의 어린줄기와 잎은 나물로 식용하고 뿌리는 일명 ‘낙신부(落新婦)’라 불리며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기침을 멎게 하는 등의 효과가 있어 약용으로 사용되어 왔다.

‘이처럼 아스틸베 식물군’에 함유된 성분들은 항균작용과 진통 및 소염작용을 나타내며 혈액순환도 돕기 때문에 관절이나 근육통, 타박상에 의해 멍이 들었을 때에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노루오줌 속’, ‘즉 Astilbe속’ 식물에 들어있어 약리학적 활성을 나타내는 성분에는 ‘Tritepencid’인 astilbic acid, ‘Flavonoid’인 astilbin을 비롯하여 ‘2-hydroxyphenylacetic acid’도 함유되어 있다. 그리고 ‘전분’과 ‘Tannin’, ‘Bergenin’도 들어있는데 특히 뿌리의 ‘Bergenin’ 함유량은 1% 이상이다.

지상부의 전초에는 미량의 청산이, 꽃에는 Quercetin도 함유되어 있다. 함유된 성분 중 ‘Bergenin’은 강력한 면역조절 효과를 나타내는 성분이다. 이러한 식물군은 고대 인도 문명에서 유래된 치료법인 ‘Ayurveda 요법’에 사용되는 재료들이다.
‘명선 의료재단’은 최근에 ‘노루오줌 추출물을 포함한 구강질환 예방치료 조성물(Composition for prevention or treatment of dental disease comprising an extract of Astilbe chinesis)’을 특허 등록했다고 밝혔다.

‘노루오줌 천연추출물 활용’에 대한 특허출원 관련 연구는 ‘명선 의료재단’과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바이오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했는데 연구의 핵심은 ‘천연물 추출물(노루오줌, Astilbe chinesis)을 포함한 구강질환 예방치료 조성물’이 갖는 구강 병원균에 대한 항균성이다.

실험은 노루오줌 추출물을 70% 에탄올에 용해하여 stock solution(10%)을 제조한 뒤, 최종 처리 농도가 0.1%, 0.05%, 0.025%, 0.0125%, 0.0063%, 0.0031%, 0.0016%, 0.0008%로 되도록 희석하여 세균을 접종, 48시간 동안 배양한 후 가장 낮은 농도를 세균 생장 최소 억제 농도(MIC)로 책정하여 진행되었다.

그 결과 각각의 균주의 최소 세균 생장억제 농도는 ‘P. gingivalis’는 0.025%이고 ‘S. mutans’는 0.1%인 것으로 측정되었다. 이로써 노루오줌 추출물은 구강 내 세균에 대하여 모두 항균활성을 가지는 것을 확인하였으나 ‘S. sanguinis’는 0.1% 이하의 농도 조건에서 항균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항염증 활성 분석을 위한 ‘NO assay’ 실험을 위하여 RAW 264.7 세포에 노루오줌 추출물과 LPS (250 ng/mL)로 처리한 후 흡광도를 측정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LPS 및 노루오줌 추출물을 처리하지 않은 군 에서는 NO가 발생하지 않았다. LPS 만을 처리한 경우와 노루오줌 추출물을 각 농도별(0.00001%, 0.0001%, 0.001%, 0.01%, 0.1%)로 처리한 경우 NO 발생량을 %로 비교하기 위하여 6시간 경과 후 실험 층을 분리하고, 이를 ELISA 시험법에 따라 사이토카인(TNFα, IL-1β, IL-6)의 생성량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LPS의 자극에 의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생성량이 증가된 것을 확인하였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노루오줌 추출물을 처리하여 이들 사이토카인의 생성량이 줄어든 것을 발견하였다.

TNFα의 경우, 노루오줌 추출물을 처리한 군에서 생성량이 줄어든 것이 확인되었는데 특히 0.1%의 노루오줌 추출물을 처리하였을 경우 저해 활성이 가장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NO 발생량이 노루오줌 추출물에 대해 농도 의존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발견됨으로써 TNFα, IL-1β 및 IL-6와 같은 염증성 사이토카인에 대한 억제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TNFα의 생성 억제 효과에 유효하다고 알려진 천연물 유래 화합물인 ‘Resveratrol’과 인도산 울금(鬱金)에 주로 포함되어 있는 폴리페놀 화합물 ‘Curcumin’을 대조군으로 사용하여 미리 책정된 TNFα 생성 억제 농도로 준비하고 노루오줌 추출물 0.0025(25ug/ml), 0.005(50ug/ml), 0.01(100ug/ml), 0.02%(200ug/ml)로 처리한 다음 TNFα의 생성 억제 효과를 관찰한 결과 노루오줌 추출물로 처리한 실험 군에서 억제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Resveratrol 경우는 5ug/ml(20uM)의 처치 농도에서 세포독성을 보였는데 노루오줌 처치 군에서는 그 농도에서 세포독성을 나타내지 않았다.
따라서 노루오줌 추출물은 매우 안전한 화합물인 것으로 알려진 Resveratrol보다도 인체에 무해한 조성물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같이 노루오줌 추출물을 포함하는 구강용 조성물은 구강질환을 유발하는 원인균에 대한 항균효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염증성 사이토카인도 억제하여 염증을 완화하는 작용도 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노루오줌 추출물은 ‘스트렙토코커스 무탄스(S. mutans)’ 및 ‘포르피로모나스 진기 발리스(P. gingivalis)’와 같은 구강 내 유해균에 항균활성을 보일뿐만 아니라 염증성 사이토카인 TNFα, IL-1β 및 IL-6에 대한 억제 효과를 보유하므로 ‘구강질환 예방치료 조성물’로써 유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아세스’ 천연물치약, (Sato, 160g)
‘아세스’ 천연물치약, (Sato, 160g)

 

글_김영진 박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치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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